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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미·최욱, ‘이수역 사건’ 희화화 논란…“2차 가해 사과하라” 항의 폭주

입력 | 2018-12-28 13:43:00

최욱(왼쪽)과 안영미. 사진= ‘안영미, 최욱의 에헤라디오’ 공식 인스타그램


개그우먼 안영미와 방송인 최욱이 이수역 폭행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안영미와 최욱은 27일 오후 방송된 MBC 표준FM ‘안영미, 최욱의 에헤라디오’에서 거짓말 탐지기를 소재로 콩트를 선보였다.

먼저 안영미는 “나 억울하다. 이수역 근처 술집에서 남자들한테 일방적으로 집단 폭행을 당했다. 여자가 머리도 짧고 화장도 안 했다고”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욱이 “그것 때문에 설마 일방적으로 맞은 것이냐”며 의아함을 드러내자 안영미는 “지금 내 말 의심하는 것이냐. 나 여자라고 무시하는 것이냐”라고 항의했다.

이에 최욱은 “여기서 여자, 남자가 왜 나오느냐. 그러면 일방적으로 남자들한테 맞았다는데 폐쇄회로(CC)TV 돌려봐도 되냐”며 “거짓말 탐지기 들어가자. ‘저는 일반적으로 폭행을 당했습니다’를 따라 해봐라”라고 말했다.

안영미가 이 말을 따라하자 거짓말 탐지기가 작동했다. 일방적 폭행을 당했다는 안영미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 콩트는 “미안하다. 쌍방폭행이었다.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는 안영미의 사과로 마무리됐다.

사진= ‘안영미, 최욱의 에헤라디오’ 게시판 캡처


방송이 나간 후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쏟아졌다. 이들은 안영미와 최욱이 이수역 폭행 사건을 희화화했다고 비판했다.

김모 씨는 “2차 가해 사과하길 바란다. 이런 식으로 다룰 가벼운 일 아니다”고 말했고, 구모 씨는 “이수역 폭행 사건이 설령 쌍방폭행이라고 할지라도, 사람이 다친 상황이다. 할 말과 못할 말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냐. 정신 차리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박모 씨도 “정말 경솔했다고 본다. 민감한 이슈인 이수역 사건을 희화화하는 것에 정말 실망하였고, 그동안 ‘에헤라디오’를 즐겨들었던 나에게 모욕을 선사하는 기분이었다”며 분노했다.

반면, 안영미와 최욱을 옹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모 씨는 “사과할 필요 없다. 허용 가능한 범위에서 풍자한 것을 두고 조직적으로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처사는 반드시 법적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오히려 소신 있게 할 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응원했다.

논란과 관련해 ‘에헤라디오’ 측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한편, 서울 동작경찰서는 A 씨(21) 등 남성 3명과 B 씨(26) 등 여성 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공동 폭행) 위반, 모욕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3일 오전 4시경 서울 동작구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한 주점에서 시비가 붙어 서로 모욕하고 몸싸움까지 벌였다.

사건 직후 B 씨 측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머리에 붕대를 감은 사진과 함께 “화장하지 않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현장의 CCTV와 피의자 및 참고인 조사를 통해 경찰은 일방 폭행이 아닌 상호간의 모욕과 신경전이 있은 뒤 몸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