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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철수 반대’ 매티스 없어진 트럼프, 폭주 우려

입력 | 2018-12-24 10:56:00


미국 우선주의를 고집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종의 ‘완충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조기 축출로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를 막을 인사가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23일(현지시간) 매티스의 부재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국방부 및 전통 동맹들로부터 고립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여야를 막론한 의원들 및 안보 전문가들은 매티스를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수 있는 몇 안 되는 고위 관료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친(親)트럼프파로 알려진 제임스 인호프 상원 공화당 군사위원장은 “나만큼 매티스를 더 오래 알고 아낀 사람도 없다”며 매티스의 부재에 따른 미국의 외교정책 방향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원 외교위 소속 크리스토퍼 쿤스 민주당 의원도 “매티스와 다른 참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을 강행하는 것은 지난 70년 동안 의회와 안보라인간 공감하는 동맹의 중요성에 급격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 정보위 고문 출신 앤디 카이저는 “매티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와 외교 정책에 대한 견해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담요와 같았다”며 “담요가 갑자기 찢어졌고 추위가 확 올라왔다”고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3년차에 접어들면서 독자적인 외교 정책을 추구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를 약속했지만 이는 동맹국 및 미국 내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참모진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러시아, 이란, 이라크, 시리아, 이슬람국가(IS) 등 적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며 2년 간 말려왔지만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주한미군 문제 역시 다시 떠오를 수 있다. 매티스를 포함한 국방부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주한미군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내부 혼란상을 폭로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의 저서 ‘공포(FEAR)’에 따르면 매티스는 지난 1월 국가안보회의(NSC)에서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서는 주한미군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

당시 매티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자 동료들에게 “이해력이 초등학교 5~6학년 수준”이라고 혹평한 것으로 우드워드는 전했다.

매티스가 사라지면서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포함해 북대서양조양기구(NATO) 등 동맹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벨기에 총리를 역임한 기 베르호프스타트 유럽의회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매티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악의 수’를 견제했고 나토와 다자주의의 강력한 지지자였다”며 “매티스의 퇴임은 나쁜 소식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획이 실현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매티스의 결별을 계기로 공화당 지지층과의 정치적 불화가 빚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애덤 킨징어 공화당 외교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정책을 지지하는 랜드 폴 공화당 의원에 대해 “폴의 의견은 전혀 공화당스럽지 않다”며 “대통령이 폴의 말을 듣지 않길 바란다. 엄청난 재앙이 될까 정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폴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결정에 공개적으로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