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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실패 토로한 문재인 대통령… “제2 폐족” 경고까지 나온 與토론회

입력 | 2018-12-19 03:00:00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산업정책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정부에 뼈아픈 자성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세종=청와대사진기자단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자아비판’ 발언이 부쩍 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부터 이어지고 있는 각 부처 업무보고 등을 통해 정책 실패를 거리낌 없이 자인(自認)하고 있다. 집권 3년차를 앞둔 내각 ‘군기 잡기’의 성격이자,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절박감의 발로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선 이런 기류가 어느 때보다 강했다. 문 대통령은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 “일각에서 산업 정책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산업 생태계가 이대로 가다가는 무너지겠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이런 비판의 목소리는 정부의 뼈아픈 자성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뒤이은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도 “농정을 혁신하지 못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해서 미래 산업으로서 새로운 가치 창출도 부족했던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현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 등도 예외가 아니다. 문 대통령은 17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같은 새로운 경제 정책은 경제 사회의 수용성과 이해 관계자의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 국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필요한 경우 보완 조치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 대통령의 메시지 변화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고집 부리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민생 경제 악화 등으로 정책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우선 잘못된 정책에 대한 반성으로 국민의 공감대를 다져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처럼 “청와대도 국민이 느끼는 바를 잘 알고 있고 앞으로 적극 개선하겠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여기에 공직사회의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다는 목적도 있다. 14일 대규모 차관 인사에 이어 당장 내년 상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계속 ‘경제 활력’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를 마치면서 “우리 경제의 거시적인 전체 사령탑이 기획재정부 장관이라면 산업 정책의 사령탑은 산업부 장관”이라며 새 경제팀이 경제 활력의 모멘텀을 마련하라고 재차 독려했다.

일자리, 투자의 핵심 축인 대기업에 대한 유화 제스처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총 1조6700억 원의 현대자동차 자동차부품 협력사 지원과 삼성전자의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지원에 대해 “대표적인 사회적 합의와 상생형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수소차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선 획기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니 믿어 달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이날 국회에서 주최한 ‘촛불정신과 문재인 정부 개혁과제 정책 심포지엄’ 토론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제2의 폐족’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토론에 나선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부가 선한 의사를 가진 의사인지는 모르겠지만, 능력 없는 의사다. 중산층은 저소득층화, 저소득층은 빈민화가 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이어 자리에 참석했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장기 집권 의지를 수차례 피력했던 것과 관련해 “이런 상황 속에서 장기 집권이라는 몽상을 꾸지 말라. 스웨덴은 산업계를 우군으로 만들어 장기 집권에 성공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 산업 정책은 아예 실종됐다. 야당이 자살골을 넣지 않는 한 총선에서 패배한다고 본다”고 한 뒤 “지금 정신 안 차리면 제2의 폐족이 오고, 민심은 싸늘히 식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남찬섭 동아대 교수는 “정부가 펴는 포용국가 정책은 대통령 이미지와는 잘 맞는다. 그런데 정책적인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오래가기 어렵고, 대통령이 가진 개인 이미지로 남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박효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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