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교체 다음주로 연기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13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한목소리로 ‘탈계파’를 강조했지만 곧 발표할 당협위원장 교체 폭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 “대여 투쟁력 약화 우려” vs “이번이 1차 쇄신”
나 원내대표는 13일 취임 후 처음으로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인적 쇄신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같이 싸워야 하는 만큼 군사 한 명, 한 명이 중요한데 숫자가 줄어드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대여 투쟁을 위해 단일대오를 갖춰야 하는데 인적 쇄신이 지나치면 투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차례 김 위원장에게 이런 뜻을 전달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나중에 해야 할 게 있고, 또 지금 해야 할 것도 있다”며 인적 쇄신을 늦출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비대위 출범 후 가장 강력하게 요구받은 부분이 인적 쇄신”이라며 당협위원장 교체 폭이 상당히 클 것임을 내비쳤다. 또 “당의 1차 쇄신은 이번 당협위원장 교체 작업이고, 2차는 내년 초 전당대회, 3차는 (제21대 총선) 공천, 4차는 2020년에 있을 국민의 선택”이라며 “한국당 인적 쇄신 프로세스는 이번이 1차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조강특위 이진곤 외부위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을 배려해야 하는 나 원내대표 입장은 이해한다”면서도 “국회 안에 있는 사람만 정치인이고 국회에 못 들어간 사람은 정치인이 아닌가. 기득권 중시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친박(친박근혜)·잔류파와 비박(비박근혜)·복당파 사이에 힘겨루기도 치열하다. 친박 중진인 홍문종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후 상황을 정리한 ‘탄핵백서’를 만들고 있다. 탄핵 당시 당을 떠났던 이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다. 홍 의원은 “몇몇 의원과 함께 작업 중이다. 공개 시점은 추후에 밝히겠다”고 했다.
○ 조강특위 “‘아바타’ 위원장도 교체 대상”
최대 관건은 현역 의원이 교체 대상에 얼마나 포함될지다. 당내에서는 한국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인 영남권의 중진 의원이 대거 교체 대상에 포함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조강특위 관계자는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영남을 건드리지 않고는 인적 쇄신이라 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력 다선 의원들이 당협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지역구를 관리하기 위해 앉혀둔 이른바 ‘아바타 위원장’도 교체 대상이다. 한 조강특위 위원은 “수사를 받고 기소돼 재판 중인 의원들 중에 ‘아바타’를 세워두고 지역에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