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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농구, 핸드볼 등 그라운드 혹은 코트를 두고 상대의 골대에 득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스포츠는 전반과 후반에 공격 방향을 바꾸는 것이 기본이다.
1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전주 KCC-안양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 나왔다.
후반의 시작점이 되는 3쿼터에서 두 팀이 공격 방향을 바꾸지 않고, 전반(1·2쿼터)과 같은 쪽으로 경기를 펼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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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쿼터 시작 7초 만에 송교창(KCC)이 레이업슛을 성공하자 심판은 급하게 휘슬을 불러 경기를 중단했다. 공격 방향이 잘못된 것을 뒤늦게 인지한 것이다. 양 팀 벤치와 선수들이 동요했다.
심판진은 흘러간 시간과 송교창의 득점을 인정하고, 코트 방향만 바꿔 경기를 속개했다. 방향이 틀렸지만 정상적인 진행으로 인정한 것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KCC의 자책골’을 주장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장면이었지만 심판진은 경기규칙을 적용해 최선의 대응을 했다.
KBL 경기규칙 제44조 ‘정정할 수 있는 실수’ 2항에 따르면, 실수가 발생하고 그것이 발견되기 전에 발생한 파울, 득점, 경과된 시간 그리고 다른 추가적인 사항은 유효한 것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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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후에 양 팀이 잘못된 방향으로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경우, 경기는 양 팀에 불이익이 없도록 가능한 빨리 멈춰야 한다. 이어 두 팀은 골대를 바꾸고, 경기가 멈춰진 지점의 가장 가까운 경계선 밖에서 거울에 비춰지는 것과 같이 정정해 재개한다.
이는 규칙이 아닌 사례이기 때문에 구속력은 없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공격 방향만 잘못된 것이 아니다. KCC가 3쿼터에서 먼저 공격권을 가졌지만 원래는 인삼공사의 것이다. 공격 순서도 잘못됐다.
이 역시 심판진이 놓쳤지만 4쿼터에서 인삼공사가 먼저 공격 기회를 갖는 것으로 상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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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힘든 실수 2개가 동시에 발생한 셈이다. 가장 큰 과실은 심판에 있다. KBL 관계자는 “실수를 인지하고 있다. 경기 운영 미숙에 따른 징계가 내려질 것이다”고 했다.
코트 안팎에 있던 코칭스태프, 선수 등 누구도 지적하지 않은 장면도 놀랍다.
현역 시절 미국 국가대표로 1988년 서울올림픽에 참가하고,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스테이시 오그먼 KCC 감독은 경기 후 “구글에 검색해 봐도 없을 일이다”며 웃었다.
이 경기는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정현의 위닝샷을 앞세운 KCC가 111-109로 승리했다.
【안양=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