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전하는 아버지의 역사/이흥섭 지음·‘잇다’ 옮김/280쪽·1만5000원·논형
책에는 저자가 우여곡절 끝에 광복을 맞고 귀국하기 위해 하카타(博多)항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겼다. 끝내 귀국선을 타지 못한 그는 일본에서 고철상을 운영하며 살았다. 딸 동순 씨는 중학교 3학년이던 1977년 선생님의 권유로 아버지의 역사를 정리하기 시작해 수 년에 걸쳐 원고를 완성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최근 징용의 강제성을 부정하며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고 했다. 저자는 말한다. “징용인들 중에 일본에 오고 싶어서 스스로 온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스미토모광업은 강제동원 핵심 3대 기업 가운데 하나다. 전후에도 승승장구했다. 저자는 “패전 후 일본은 ‘앞으로 일절 너희들에게 관여하지 않겠다’는 한마디로 징용인들을 원상복구할 책임에서 도망쳤다”고 꼬집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