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이틀간 獨기민당 전당대회 실용노선 승계 크람프카렌바워 총장, ‘돌아온 정적’ 메르츠 양강구도 메르츠 당선땐 조기총선 유력… 새 대표가 메르켈 이어 총리 맡을듯 누가되든 난민정책은 엄격해져
최근 69년 중 49년 동안 독일을 통치해 온 CDU의 새로운 당 대표는 다음 연방의회(하원) 선거에 총리 후보로 나서게 돼 메르켈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크다.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머지않아 독일 총리가 될 것”이라는 켐니츠대 에크하르트 제시 교수의 말처럼 이미 힘이 빠진 메르켈 총리가 2021년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아 그 시기가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유럽 내 경제 규모 1위 국가인 독일의 미래를 결정짓는 이번 전당대회는 유럽연합(EU)의 미래와도 직결된다.
기민당 1001명 대표단 앞에 놓인 선택지는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사무총장(56),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원내대표(63),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38) 등 3명이다. 이 중 크람프카렌바워 사무총장과 메르츠 전 원내대표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독일 공영방송 ZDF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크람프카렌바워가 38%로 1위, 메르츠가 29%로 2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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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메르츠 전 원내대표는 ‘메르켈의 정적’이다. 2000년대 초 CDU 원내대표를 지내며 신예 스타로 급부상했지만 메르켈 총리에게 밀려 정계를 떠났다가 지난해 다시 복귀했다. 그는 헬무트 콜 전 총리의 후계자 1순위였다가 역시 메르켈 총리에게 밀려 12년 동안 재무장관을 지내는 데 그친 볼프강 쇼이블레 하원의장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메르켈 정적들의 연합이다. 메르츠 전 원내대표가 대표로 선정될 경우 조기 총선을 실시해 새로운 연정을 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메르츠 전 원내대표는 “법과 질서의 강한 국가를 만들겠다”면서 CDU의 전통적인 보수 가치의 수호자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경쟁 상대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지목하며 “기민당 지지율을 40%까지 회복하고, AfD 지지율을 절반으로 떨어뜨리겠다”고 밝혔다.
크람프카렌바워 사무총장은 AfD를 경쟁 상대로 삼는 메르츠를 비판하며 주거, 교육, 자동차 산업 등 유권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최저임금 도입과 소득세 인상, 원전 중단, 기업 이사회의 여성 할당제 등을 주도하며 중도좌파 진영인 사회민주당이나 녹색당 지지층을 CDU로 가져오는 역할을 해왔다.
둘 중 누가 대표가 되든 난민 정책은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난민 수용 정책을 비판하며 반(反)메르켈의 선봉에 서 있는 슈판 장관의 ‘동성애자 젊은 리더십’ 파워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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