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경기행복마을관리소’ 가보니 공모 주민 10명이 2교대 근무 택배보관부터 안심귀가까지 맡아… 골목길 돌며 곳곳 위험요소 살펴 주민 “순찰만해도 안전환경 도움”… 道 “31개市郡 확대땐 2000명 고용”
경기행복마을지킴이가 27일 경기 군포시 산본1동 골목길을 순찰하고 있다. 이곳에는 최근 경기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생활밀착형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기행복마을관리소가 문을 열었다. 군포=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도가 내년 5월까지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경기행복마을관리소’가 19일 문을 연 후 약 일주일이 지났다. 행복마을관리소는 마을 순찰과 여성 안심 귀가, 아동 등하교 서비스와 주거환경 개선 활동 지원 사업을 하기 위해 만들었다. 또 택배 보관과 공구 대여까지 하는 새로운 생활밀착형 공공서비스의 거점이자 일종의 동네 관리소다.
산본1동 행복마을관리소에는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한 행복마을지킴이 10명이 근무한다. 평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6시간 동안 5인 1조, 2교대로 활동한다. 오전 등하교 시간에는 산본1동 관내 금정초등학교와 관모초등학교의 주요 통학로를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살피고, 평시에는 산본1동의 좁은 골목길 전체를 돌아보며 각종 위험 요소와 생활불편 사항 등을 처리한다.
정란희 행복마을지킴이는 “평소 봉사에 관심이 많아 (행복마을지킴이) 지원을 하게 됐다”며 “아파트와 환경이 좀 다르고 상대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본1동은 군포시의 대표적인 원도심 지역으로 1980년대 금정역을 중심으로 조성된 국민주택단지다. 현재 산본1동에는 군포시에 등록된 외국인 6807명 중 2553명(37.5%)이 살고 있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도 군포시 전체의 20%인 1272명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군포 관내에서 유일하게 방범 조직이 없고, 열악한 주거환경과 공공서비스 취약지로 분류돼 행복마을관리소 운영의 필요성이 높은 곳이었다.
행복마을관리소가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여러 가지 민원을 처리했다. 주택가 골목에 방치돼 있는 차량에서 노숙인이 자다가 한밤에 불쑥 나온다는 제보를 받고 군포시에 방치 차량 처리를 요청했다. 산본1동 화목한 어린이 공원에는 ‘바바리맨’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금정파출소 소속 경찰들과 현장 단속에 나섰다.
서운교 산본1동장은 “행복마을지킴이가 동네를 순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정숙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은 “행복마을관리소가 31개 시군 전역으로 확대되면 최소 2000명 이상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쇠퇴 지역의 주민 생활이 개선돼 지역 공동체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군포=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