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이미 영구실격을 의결한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이사의 거취문제로 고민이 깊다. KBO가 규약상 구단 대주주인 이 전 대표의 일탈행위로 구단의 회원자격을 박탈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전 대표가 스스로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게 구단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게 중론이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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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는 여전히 자립형 스포츠기업의 훌륭한 모델이다. 키움증권과 5년간 500억원의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맺으며 장기간 안정적 운영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여전히 큰 숙제를 안고 있다. 히어로즈 뿐 아니라 KBO리그 전체의 아픈 상처, 이장석 전 대표다.
지난 1월 대법원은 레이니어그룹 홍성은 회장의 히어로즈 지분 40%를 양도해야 한다고 최종 판결했다. 그러나 이장석 전 대표는 횡령 협의로 구속된 상황에서조차 구단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없어 양도가 불가능하다고 버티고 있다.
여전히 이장석 전 대표는 히어로즈 주식 67.56%를 손에 꼭 쥐고 있다. 대주주라는 막강한 지위를 활용해 옥중 경영도 가능하며 지금도 막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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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야구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플레이오프 경기를 앞두고 듬성듬성 비어있는 고척 스카이돔 관중석을 바라보며 “한국야구의 미래를 이끌 예비 스타들이 가장 많은 팀인데….”라며 무척 아쉬워했다.
과거 이장석 전 대표를 만날 때마다 야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만큼은 대단하다고 느꼈다. 고교야구 유망주의 이름과 장단점, 신체적 특징까지 줄줄이 꿰고 있었다. 더운 여름날 하루 종일 야구장에 앉아 고교대회를 지켜보기도 했다.
이장석 전 대표는 그러나 거짓을 말했고 팬들을 속이며 선수를 팔았다. 횡령은 너무나 실망스럽다. 더 이상 자신의 존재가 히어로즈와 KBO리그에 큰 해가 된다는 점을 스스로도 알고 있을 것이다.
KBO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이장석 전 대표의 영구실격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영구실격 처분을 받아도 히어로즈 대주주라는 지위는 변함이 없다. 히어로즈의 회원사 권리를 박탈한 뒤 KBO가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이는 법적다툼 소지가 굉장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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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