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1일 정규 5집 ‘모노(mono)’를 발매했다. 이 팀의 마지막 앨범이자 올해 말 해체를 앞두고 활동 10년을 마무리짓는 앨범이다.
하나라는 뜻을 지닌 앨범 제목처럼 ‘혼자’라는 키워드로 만들어진 곡들이 실렸다. 타이틀곡 ‘그건 니 생각이고’와 선공개곡 ‘초심’을 비롯 총 9곡이 수록됐다.
장기하는 여의도에서 “밴드 활동을 10년 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사운드를 앨범에 담을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어요”라면서 “이번 앨범은 완성돼 갈수록 만족스러웠어요. 이번 앨범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고, 6집이 더 좋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죠”라고 해체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음악적으로 정점일 때 해산하는 것이 가장 좋은 타이밍일 것 같았다”는 얘기다
베이시스트 정중엽은 “한국에서 밴드가 사건 사고 없이 이렇게 잘 끝날 수 있다는 건 희박한 확률”이라고 거들었다.
2절 일부분에서는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 속의 그대’를 샘플링한 점이 눈길을 끈다. 장기하는 “선배님과 친분은 없는데 데모를 들려드리며 허락을 받았어요”라고 귀띔했다.
또 이번 앨범은 제목처럼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로 전곡을 믹스했다. 입체음향의 스테레오가 아닌, 사운드가 하나의 채널에 형성되는 모노를 통했다는 얘기다. 모노는 1960년대 스테레오 방식이 나오기 전에 사용한 방식이다. 장기하와얼굴들은 집중되는 사운드를 위해 이 방식을 택했다.
2008년 ‘싸구려 커피’로 데뷔한 장기하와 얼굴들은 독특한 음악 스타일로 인디 밴드계 세대교체를 불러왔다는 평을 들었다. 옛날 사운드 향취와 공감을 산 현실 밀착의 노랫말, 실험적인 구성 등이 인기 이유였다.
정확하게 발음하는 장기하가 뉘앙스를 잘 살린 우리말 가사로도 호평 받았다. 장기하는 “우리말을 우리말스럽게 썼다는 것만으로는 감히 무엇인가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라고 여겼다.
12월 29~31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마지막 콘서트 ‘마무리: 별일 없이 산다’를 펼친다. 12월31일 기점으로 팀을 해체한다. 이후 멤버들은 각자 싱어송라이터, 연주자, 프로듀서, DJ 등으로 활동한다.
장기하는 “이후의 계획은 정해 놓은 것이 아무 것도 정해놓은 것이 없어요”라면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완전히 ‘무(無)’에서 시작하고 싶어요”라고 바랐다.
이들이 인간적으로 완전히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타리스트 겸 프로듀서 하세가와 요헤이는 “헤체나 헤어짐을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가족으로 10년 동안 지내왔어요. 가족이 같이 살다가 독립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