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비리 대책]실명 공개된 유치원 비리 살펴보니
2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대구 수성구 개나리유치원 설립자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개인 차량 구입비, 주유비, 자동차세, 맥주 등 간식비, 병원 진료비, 설립자 소유의 어린이집 우편 요금 등 245건에 총 1488만 원을 사용했다.
○ 차량 유지비에 술값까지 비리 천태만상
감사에 적발된 유치원들은 정부 지원금과 학부모들이 낸 원비를 부모님 용돈부터 차량 유지비, 술값, 병원비까지 쌈짓돈처럼 써왔다. 경남 창원의 푸른하늘유치원 원장은 2013∼2016년 자신의 차량으로 출퇴근하며 90차례에 걸쳐 기름값 769만 원을 유치원 운영비로 결제했다.
충북 청주의 은성유치원 원장은 2016년 유치원 설립자를 소방시설 관리자로 채용해 11개월간 2970만 원을 지급했다.
청주 동청주유치원 원장은 2015∼2016년 324만 원 정도의 개인 의류와 화장품을 유치원 회계를 통해 샀다.
인천 강화군 삼성유치원은 2012, 2013년 술을 사고, 단란주점에서 회식을 하는 데 유치원 예산을 썼다가 적발됐다.
○ 학부모들 “혹시 우리 아이 유치원도?”
이번 명단 역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정기 감사를 받는 공립유치원과 달리 사립유치원은 주로 특정 사안이 있을 때에만 감사를 받았다. 이 때문에 비리를 저질렀어도 적발되지 않은 유치원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경우 전체 유치원 876곳 중 사립유치원은 650곳이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명단 속 사립유치원은 45곳이다. 5년간 감사를 받은 사립유치원이 64곳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586곳은 아예 감사를 받지 않아 비리 유치원인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는 셈이다.
조유라 jyr0101@donga.com·박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