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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 대학서 무차별 총격…19명 사망

입력 | 2018-10-17 20:07:00

사제 폭발물 터뜨리고 총격…용의자 범행 후 자살
크림반도 병합 반대 테러 → ‘단독살인’ 결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 동부 케르치의 한 대학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최소 19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 용의자인 블라디슬라프 로슬랴코프(18)는 이 대학 4학년생으로 사제폭탄을 터뜨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낮 12시20분께 크림반도 케르치시의 보이코바 거리에 있는 ‘케르치 기술대학’에서 로슬랴코프는 소총을 들고 와 동료 학생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범인은 이에 앞서 학교 건물 1층 구내식당에서 사제 폭발물을 터트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연방수사위원회는 용의자가 소총을 들고 학교로 들어오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면서 그가 동료 학생들을 사살한 뒤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초 크림반도 병합에 반대하는 테러 행위로 규정했던 수사위원회는 이후 대학생의 단독살인극으로 범행 성격을 변경했다.

수사위원회에 따르면 범인을 포함해 전체 사망자수는 20명으로 집계됐다. 피해자는 대부분 10대 학생들로 확인됐다. 지난 2004년 9월 베슬란 테러 이후 학교에서 발생한 러시아 최악의 인명 피해로 기록됐다.

로슬랴코프는 케르치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의 어머니는 수사관들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들이 연루됐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총격 사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로슬랴코프는 1999년 학생과 교사 12명이 사망한 미국 콜로라도 주 콜럼바인 총기 사건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소셜미디어(SNS) 브콘탁테에는 피해 상황이 속속 올라왔다. 여자친구를 찾기 위해 사건 현장으로 달려갔다는 재학생 다닐 파트코프(17)는 브콘탁테에 “본관에는 연기가 가득했고 유리창은 모두 깨졌다. 시체가 있었고 모든 사람들이 다쳤다”며 “이 상황이 꿈이라고 생각했다”고 썼다.

그는 NYT에 용의자 사진을 봤지만 학교에서 마주쳤던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현지 당국은 사고 이후 크림반도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해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 수준을 높였으며, 사고 학교 주변엔 군대가 배치됐다.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는 지난 2014년 3월 현지 주민들의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러시아에 병합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병합을 강제 점령이라고 비난하며 영토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