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영어 시험문제에 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최모 씨 등을 등장시켜 논란을 일으킨 인천의 A 여자고등학교가 사과의 뜻을 전했다.
A 여고 측은 12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문제 형식 및 출제에 있어서 시의적절하지 못한 점이 있었음을 해당 교사도 인정하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A 여고 측은 “사안의 경위는 먼저, 10월 11일에 있었던 3학년 영어독해 시험 서술형 지문의 부적절함을 한 학생이 SNS에 게재한 후 이것이 리트윗 됐다. 이후 10월 11일 오후 4시5분경 한 언론사에서 관련 내용을 문의해 왔다”며 “학교에서는 그때 상황을 인지한 후, 당일 오후 4시30분경에 평가담당부장, 교무부장이 해당교사와 면담을 갖고 문제 출제 의도와 상황 등에 대한 소명을 듣는 등 상황 파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10월 12일 오전 9시경에 교육청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소명 요청을 받아 사안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교육청의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해자를 보호하고 함께 아파하며 공감해야 할 사회적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문제 자체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피해자의 입장에서 접근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거듭 사과했다.
논란이 된 시험문제에는 그룹 카라 출신 강지영, 구하라, 구하라 전 남자친구 최 씨의 사진과 함께 영어지문이 등장한다.
지문에서 강지영은 “‘팝콘각’이라는 말 아니?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로운 일이 있을 때 쓰는 말이야. 한 걸그룹 멤버가 남자친구랑 크게 싸웠대. 뉴스에도 난리가 났어. ‘팝콘각’이야”라고 말한다.
또 최 씨는 “하라 말에 동의해. 손님 머리카락을 자를 때 내 일상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들은 전혀 지루해하지 않아. 나는 이야기 내용은 물론, 말하는 방식도 신경 써. 이게 내가 내 고객들과 여자친구에게 사랑받는 이유야. 하하하. 아무튼 나는 그 남자가 왜 여자친구에게 폭행당했는지 이해 못 하겠어. 불쌍한 남자야!”라고 말한다.
해당 시험문제는 11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알려졌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쌍방폭행으로 수사 중인 사건을 일방폭행으로 표현하고, 영상 유포 협박까지 얽힌 사건을 희화화했다며 비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