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헌드레드 100세 한국인 보고서]<上>삶의 질 좌우하는 건강
○ ‘장수 제주’, 100세 이상 건강점수는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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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100세 이상 인구 비율이 하위권이었던 경남과 광주는 장기요양 1, 2등급의 비율이 각각 16.1%와 11.1%로 전국 평균(19.8%)을 밑돌았다. 제주와 강원이 장수 지역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이들의 비율이 더 높다는 뜻이다.
○ 치매환자 866명인데 돌보는 후견인 19명뿐
중증 치매 환자는 스스로 진료를 받거나 재산을 관리하기 어렵다. 증상이 악화하기 전에 의사결정을 대신해줄 후견인을 두는 게 좋다. 하지만 법원이 100세 이상 노인에게 성년후견인을 지정해준 사례는 최근 5년간 19건에 불과했다. 고령화와 함께 치매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후견인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독일은 후견법원을 따로 두고 후견인 등록 절차나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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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검진 5명 중 1명꼴도 안 받아
65세 이상은 2년마다 정부가 지원하는 무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2013∼2017년 건강검진 수검률은 18.6%에 불과하다. 대다수 노인이 만성질환으로 병의원을 자주 찾는데 정기적으로 의사를 만나고 약을 처방받고 있으니 따로 건강검진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5년간 수검률은 강원(27.4%)과 전북(26.4%), 충남(25.2%) 등 농촌지역이 서울(12.7%) 인천(12.8%) 대구(13.8%) 등 도시보다 높았다. 도서 벽지에선 버스 등으로 출장 검진을 벌이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장수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려면 정부가 일반적인 ‘노인’이 아닌 초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독자적인 정책과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며 “조기 질병 치료뿐 아니라 후견인 제도 활성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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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인류를 의미하는 호모(Homo)와 숫자 100(Hundred)을 합한 신조어로, 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늘어 많은 사람이 100세까지 살게 된 현상을 뜻한다. 2009년 유엔 ‘세계인구 고령화’ 보고서에 처음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