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원 규모 해외투자 및 지주사 전환 작업 속도 호텔롯데 상장도 재시동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1심 재판이 끝난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사진=동아일보DB)
광고 로드중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구속 234일 만에 석방됐다. 신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게 되면 해외 투자를 비롯해 지주사 전환 등 그룹 주요 현안도 다시금 속도를 낼 전망이다.
5일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는 원심을 파기하고 신 회장에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두 사건을 합친 양형이다. 지난 2월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던 신 회장은 이날 집행유예 선고를 받으면서 풀려났다. 구치소를 나선 신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앞으로 열심히 일 하겠다”고 말했다.
○ 대규모 투자·지주사 편입·호텔롯데 상장 마무리 등 경영 정상화 속도
롯데는 미뤄왔던 4조원 규모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를 가장 먼저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케미칼은 타이탄 인도네시아 공장 인근 부지를 매입해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나 신 회장이 구속되면서 1년6개월이나 사업이 흐지부지됐다. 롯데는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미얀마 등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국가들도 빠르게 접촉해 투자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다.
광고 로드중
지주사 전환 등 경영 현안들도 신속히 해결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했으나 지주사 체제를 완전히 갖추진 못 했다. 지주사 출범 후 2년 내에 금융 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데 결정을 내릴 총수 자리가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지주는 현재 국내 계열사 91개 중 51개사를 편입했으며, 신 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10.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 온 호텔롯데의 상장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롯데는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 호텔롯데를 상장하면서 현 최대주주인 롯데홀딩스(19.07%)를 비롯해 일본 롯데 계열사의 지분율을 대폭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동아닷컴 박지수 기자 jis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