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종 후 재출시 과자 인기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 4월 재출시된 오리온의 ‘태양의 맛 썬’은 지난달 말까지 총 1400만 봉지가 팔렸다. 매출액으로 보면 123억 원 규모다. 식품업계에서는 스낵류의 경우 한 달 매출이 10억 원 이상이면 ‘대박 상품’으로 보고 있다. 1993년 출시된 이 과자는 ‘썬칩’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다.
과자에 ‘따조(캐릭터가 인쇄된 딱지)’를 넣어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스낵 ‘치토스’도 재출시된 후 인기를 끌고 있다. 올 4월 롯데제과는 ‘치토스 콘스프맛’을 출시했다. 2004년 단종됐던 ‘화이트 치토스’의 맛을 되살린 것이다.
치토스 개발사인 미국의 과자업체 프리토레이가 제휴업체를 오리온에서 롯데제과로 바꾸면서 사라졌다가 이번에 부활했다.
○ 업체 입장에선 개발비-마케팅비 절약
SNS 마케팅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갑자기 관심을 끈 제품들도 있다. 1979년 출시된 롯데제과의 ‘빠다코코낫’은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6∼8월 빠다코코낫의 매출은 지난해와 견주어 30%나 늘었다. SNS에 ‘앙빠’라는 이름의 DIY(Do It Yourself) 디저트가 SNS에서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이는 ‘앙버터(앙금+버터)빵’이라는 카페 메뉴에서 빵을 빠다코코낫으로 대체한 것이다. 앙빠는 빠다코코낫 2장 사이에 팥 앙금, 버터를 넣어 샌드위치처럼 만든 디저트다.
장수 제품을 활용한 새 제품은 기업 입장에서 보면 여러 장점이 있다. 장수 제품들은 신제품에 비해 젊은층의 구매가 적은 편인데 새 제품을 선보이면 젊은층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SNS에 앙빠를 검색하는 사람들이 주로 20, 30대여서 빠다코코낫도 그만큼 젊은층에 많이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단종됐던 제품을 출시할 경우 개발비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인지도가 있어 새로운 상품에 비해 마케팅 비용도 덜 든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TV를 통한 광고를 덜하다 보니 제품 홍보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장수 제품은 이런 고민을 덜어준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