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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죽이러 가겠다”며 시청자 쫓아간 유튜브 막장방송

입력 | 2018-09-29 00:00:00


어제 새벽 부산에서 유튜브로 실시간 개인방송을 하던 진행자(BJ)가 “죽이러 가겠다. 한판 붙자”며 시비가 붙은 시청자 집으로 쫓아가자 112상황실에 신고 전화가 잇달았다. 출동한 경찰에게 “잘못한 게 있으면 체포하라”며 대들던 BJ는 자기가 노상 방뇨하는 장면까지 스마트폰으로 생방송했다. 인터넷 개인방송의 폐해를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이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의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통한 개인방송은 구독자가 100만이 넘는 ‘1인 미디어’를 다수 배출했다. 하지만 저질, 음란, 폭력, 막말, 사생활 침해 등의 논란을 부르는 개인방송도 끊이지 않고 나온다. 인터넷을 접하는 연령층이 낮아져 어린이마저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해악은 더 크다.

유해 콘텐츠 개인방송은 조회수나 구독자 수에 따라 광고 수입을 배분하는 구조가 조장한다는 지적이 많다. 내용이야 어떻든 많이 보기만 하면 돈을 버니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는다. 그럼에도 인터넷방송은 관리와 규제가 엄격한 방송법 대상이 아니어서 제재 수준이 낮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통신 심의 규정에 따라 문제가 되는 인터넷 방송을 심의해 플랫폼 사업자 측에 시정요구를 한다. 하지만 사업자가 이용정지 처분을 내려도 BJ가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면 그만이다.

유튜브 측은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올라오는 동영상이 너무 방대해 유해 콘텐츠 차단은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유튜브는 국내 동영상 앱 사용 시간 점유율 86%로 플랫폼 시장을 장악했다. 영향력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유튜브를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