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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떨게한 ‘바늘 딸기 테러’ 용의자 잡고보니…소년이 장난삼아?

입력 | 2018-09-20 14:26:00

사진=7뉴스 방송 캡쳐


호주를 공포에 떨게 한 이른바 '딸기 바늘 테러'의 용의자로 한 소년이 체포됐다.

20일 '야후 7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경찰 당국은 딸기에 바늘을 넣은 것을 인정한 소년을 전날 오후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후 처음 체포된 용의자다.

호주 경찰은 그동안 딸기 바늘 테러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점에 미뤄 한 명의 범행이 아니라 여러 명의 모방 범죄와 장난이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바늘을 몰래 넣은 과일이 발견된 100여 곳의 유통 경로를 파악해 범인을 추적해 왔다.

이번에 검거된 소년의 이름, 나이, 범행 방법 등 자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 소년은 장난삼아 딸기에 바늘을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뉴사우스웨일스 주 경찰 스튜어트 스미스는 "지난 며칠 동안 우리는 소년이 딸기에 바늘을 넣는 농담을 한것을 확인했다"며 "청소년범죄 처리 규정에 따라 처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딸기 바늘 테러 사건은 지난 9일 '조슈아 게인'이라는 남성이 바늘이 꽂힌 딸기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널리 퍼졌다.

이후 뉴사우스웨일스 주를 비롯해 빅토리아, 퀸즐랜드 등 호주 대부분 주에서 바늘 꽂힌 딸기가 발견되면서 시민들이 공포에 떨었다.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만 20개 이상 발견됐으며 총 7개 브랜드 딸기에서 바늘이 발견됐다. 호주 보건 당국은 딸기 판매를 중지시키고 경찰은 조사에 착수했다.

딸기뿐 아니라 최근에는 시드니와 퀸즐랜드에서 사과, 바나나에서도 바늘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멜버른에 사는 한 12세 소녀는 "슈퍼마켓에서 사온 사과를 한입 먹었다가 내부에 숨겨진 바늘을 거의 삼킬 뻔 했다"고 7뉴스에에 말했다.

다행히 바늘로 인해 심각한 상처를 입은 사람은 없지만, 과일 수요가 급감하면서 과일 재배 농가의 피해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호주에서 의도적으로 식량을 오염시킬 경우, 최대 10년 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모방 범죄가 계속되자 호주 정부는 관련 범죄 형량을 최대 15년형으로 늘리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 법무부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 초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바늘 딸기 사건 범인에게는 아동포르노그래피나 테러자금지원 죄외 비슷한 수준의 처벌을 해야 한다며 의회에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