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 리처드 포드 인터뷰
올해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포드는 “문학은 언제나 위기에 처해 있다. 과학기술, 데마고그, 충동적 거짓말에 의해 늘 묻히기 일쑤다. 그렇지만 문학은 언제나 물러서지 않고 대항해 왔다”고 말했다. 리처드 포드 제공
제8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리처드 포드(74)는 e메일 인터뷰에서 소설 쓰기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기자 출신 작가인 그는 대표작 ‘스포츠라이터’(1986년)로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함께 받았다. 1995년에는 소설 ‘독립기념일’을 발표해 이듬해 미국 문학 사상 최초로 퓰리처상과 펜포크너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반열에 올랐다. 그에 따르면 “소설은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해답을 찾는 것이 부적절해 보일 때 우리 모두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 중요한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박경리문학상 수상 소감은….
―당신의 소설 중심에는 가족이 있다. 이유가 있는가.
“가족이 처한 곤경 속에서 옳고 그름의 문제와 관련된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찾는다고 할 수 있겠다. 가족이란 인간의 도덕적 가치관의 실험실이다. 우리는 소설 속 가족 간의 대화, 갈등, 화해를 통해 우리가 가진 가장 큰 걱정과 고민을 생생하게 엿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가장 적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말이다.”
―작가의 길을 걷게 된 데 영향을 미친 사건이나 인물이 있는가.
“50년 동안 나와 내 글쓰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사람은 아내 크리스티나 포드다. 1968년 내가 아내에게 ‘작가가 되는 것이 좋은 생각일까?’라고 묻자 그녀는 ‘그렇다’고 대답해줬다. 그 이후로도 그녀는 언제나 내게 ‘예스’라고 한다. 그녀는 내가 유일하게 아는 순수하고 좋은 사람이다(사실 작가로서 내가 하는 일 대부분은 ‘무엇이 좋은지’ 정의하는 것이다).”
“일단 글쓰기를 하지 말아 보라고 하고 싶다. 아마 실패할 거다. 불행해질 것이고, 후회하게 될 나쁜 습관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가족들이 충분히 지지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이런 시도 이후에도 여전히 글쓰기를 그만둘 수 없다면 당신 안에 이미 천직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글쓰기로 먹고살 수 있으려면 아주, 아주, 아주 운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재능은 생각보다 덜 중요하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장편소설을 준비하는 동시에 짧은 이야기들도 천천히 작업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두 개의 평행한 트랙으로 일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평소에도 에너지가 넘친다. 지금 이 나이에도 말이다.”
―문학은 우리에게 왜 중요한가.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