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남북 평양정상회담]문재인 대통령 ‘평양의 2박3일’
○ 평양 도착 후 오찬한 뒤 회담장으로 직행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세 가지 특징으로 ‘생중계’와 ‘실질적 대화’ 그리고 ‘의제’를 꼽았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첫날부터 바로 정상 간 회담이 이뤄지는 것이 (과거와) 중요한 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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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숙소로 이동한 뒤 오찬을 갖고 곧바로 정상회담장으로 향한다. 청와대는 의전보다 의제에 집중하기 위해 첫째 날부터 회담을 하자고 북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첫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을 했고 2000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과 첫날 만났지만 정식 회담이라기보다 사전 환담 성격이 강했다.
회담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정은이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조선노동당 본부 청사로 초청할 가능성이 있다. 앞선 두 차례 정상회담은 모두 노동당 청사가 아닌 숙소인 백화원초대소 영빈관에서 열렸다.
방북 둘째 날인 19일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오전부터 곧바로 회담장에 마주 앉는다. 통상 정상회담이 단독 회담을 거쳐 확대 회담 순서로 진행되는데 이번엔 대화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곧바로 소수의 참모가 배석하는 사실상의 단독 회담으로 잇달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두 번째 회담을 마치면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임 실장은 “회담이 원만히 진행된다면 오전 회담 후 합의 내용을 발표하는 공동기자회견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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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회담 이외의 일정들도 두 정상의 ‘허심탄회한 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 대통령은 18일 환영만찬과 19일 오찬·만찬 등 세 끼 식사를 김정은과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 2007년 정상회담 때는 첫날 김영남 상임위원장 주재로 만찬이 열렸지만 이번에는 첫째 날부터 회담이 개최된 뒤 곧바로 환영 공연 관람과 만찬 일정이 이어지는 만큼 김정은이 직접 만찬을 주최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공식 환송 행사와 함께 친교 행사가 추진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만남은 7차례에서 10차례 안팎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남북 정상 간 회동 시간은 앞선 두 차례 정상회담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김정일과 모두 네 차례에 걸쳐 11시간을 만났다.
○ “평양 주요 일정 생중계”
이 같은 촘촘하게 짜인 방북 일정은 ‘비핵화 촉진’이라는 의제의 특수성을 감안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의 가교 역할을 맡게 되면서 김정은에게 미국의 의중을 전달하고, 이를 통해 비핵화 진전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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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19일 공식 회담을 마친 뒤 공식 수행원들과 함께 평양 내 주요 시설을 참관할 예정이다. 기업인들은 따로 참관 일정을 갖는다. 2007년 방북 당시 기업인 등 특별수행원들은 3대혁명전시관 중공업관과 만수대창작사 등을 찾았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