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강타 이어 규모 6.7 강진
태풍 ‘제비’가 일본 열도를 휩쓸고 간 바로 다음 날 강진이 홋카이도(北海道)를 덮쳤다.
NHK 집계에 따르면 6일 오전 3시 8분경 홋카이도 남부를 강타한 규모 6.7, 진도 7의 강진으로 5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 또 32명이 실종됐으며 300여 명이 다쳤다. 화력발전소들이 가동을 멈추면서 홋카이도 전 지역 295만여 가구가 정전되는 초유의 블랙아웃(대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홋카이도 전체가 한꺼번에 정전된 것은 처음이다.
○ “새벽에 쿵 하고 밀어 올리는 것 같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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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7은 일본 기상청의 진도 분류 체계 중 가장 높은 강도다. 기상청은 ‘서 있는 것이 불가능하고 기어가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다. 흔들림에 휩쓸려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하고 튕겨 날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홋카이도에서 규모 6.7은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23년 이후 최대 규모다. 또 일본에서 진도 7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2016년 구마모토(熊本) 지진 이후 처음이다.
○ 사상 초유의 홋카이도 전역 블랙아웃
홋카이도 전 지역에 전력 공급이 끊기는 초유의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하면서 신호등이 먹통이 되는 등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아사히신문은 대규모 정전 사태의 원인으로 불균형한 전력 공급망을 꼽았다. 홋카이도 전체 전력의 절반가량을 공급하는 화력발전소가 지진으로 가동이 중단된 것이 블랙아웃 사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발전소 측은 수력발전소 4곳을 가동해 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할 계획이나 전력 공급이 정상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은 이날 “홋카이도 전역의 전력이 복구되는 데는 최소 1주일가량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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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 신속 대응…한국인 관광객 1000여 명 발 묶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진 발생 22분여 만인 이날 오전 3시 30분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오전 5시 50분 기자회견을 열고 지진 대책을 진두지휘했다. 방위성은 오전 6시부터 2만5000여 명의 자위대원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 속에 서일본 폭우, 태풍 제비에 이어 지진까지 덮치는 등 자연재해가 이어지자 일본 정계에서는 20일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 일정을 조정하고 재난 복구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민당은 7∼9일로 예정된 후보자의 기자회견과 연설회 등을 자숙하기로 했다.
한편 강진 당시 한국인 여행객 1000여 명이 홋카이도에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삿포로 총영사관에 따르면 영사관이 섭외한 피난소 4, 5곳에 한국인 여행객 400∼500명이 머물고 있다. 현지는 광범위하게 정전이 일어나 숙박, 식사, 식료품 구매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 지진으로 한국인 여행객 1명이 치아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현지에 체류하거나 방문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안전 유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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