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FW 시즌 대세 떠오른 ‘뉴트로’
풍성한 어깨 라인과 긴 실루엣이 매력적인 샤넬의 코트.
럭셔리 하우스들의 과거 제품만 고수하는 패션 피플들이 있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옛것 특유의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올 시즌 럭셔리 하우스들이 주목한 것도 바로 그 ‘클래식’함이다.
각진 어깨 라인, 긴 실루엣, 깔끔한 하이칼라와 과장된 큰 액세서리. 샤넬의 가을·겨울(FW) 컬렉션은 클래식한 복고 패션의 정석을 보여준다. 롱 펜슬 혹은 스트레이트 컷, 더블 브레스티드 코트가 과거 선원의 제복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사이즈가 큰 오버 코트의 접어 젖힌 소매도 클래식함을 엿볼 수 있는 디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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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네 스튜디오의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는 보는 것만으로도 고풍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어깨를 더욱 풍성하게 보이게 하는 래글런 소매와 번지듯 처리한 프린트는 마치 오랜 세월 착용한 것 같은 빈티지한 감성을 선사한다.
루이비통 ‘알마 BB’
가을 느낌이 물씬 나는 엠포리오 아르마니의 버건디 색상 장어가죽 크로스형 박스백은 클래식한 디자인에 골드 색상 잠금장치, 안정감 있는 스트랩이 우아한 멋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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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 70년대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던 단 한 가지 단어를 꼽자면 ‘히피’가 아닐까. 이번 시즌에는 이국적인 패턴 등 과거 웨스턴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보헤미안 유행이 다시 돌아왔다.
끌로에의 이국적인 가을·겨울 컬렉션.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원초적인 분위기와 레트로, 포크풍을 결합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과거의 민속적인 것, 다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빈티지풍 패턴이 겨울 니트에 적용됐다. 사카이는 북유럽 스타일을 떠오르게 하는 패턴, 자수가 적용된 니트웨어를 선보였다. 강렬한 색감과 큼지막한 프린트는 화사하고 감각적인 느낌을 준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전통 기법으로 완성한 니트 상의와 다양한 바느질 기법, 색상을 조합해 독특한 개성을 살렸다.
크리스티앙 루부탱은 아시아의 여성 장인과 함께 제작한 섬세한 자수 패턴의 ‘마닐라카바’ 핸드백을 내놨다. 가방 전면에 있는 시퀸과 면사를 사용해 자수로 표현한 지프니(Jeepneys) 문양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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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도시의 불빛 속으로
1980, 90년대를 떠올리면 메탈릭한 레트로 분위기가 생각난다. 프라다는 화려한 도시의 불빛을 연상케 하는 네온 컬러와 프라다의 상징적 소재인 나일론을 결합해 이번 컬렉션을 장식했다. 밤하늘같이 어두운 쇼 현장에서 형광색 옷을 입고 걸어 나오는 모델들은 당당한 도시 여성들이 입은 ‘갑옷’처럼 보인다.
보테가 베네타는 대도시 뉴욕을 상징하는 모던한 건축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움직일 때마다 은은하게 반짝이는 소재의 실크 스커트와 상의는 심플하면서도 초현실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스텔라 매카트니의 메탈릭한 투피스
에르메스의 ‘에르메스 2002 팔찌’
구찌 ‘트라푼타타 숄더 백’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