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내 단속 한달째… 여전한 갈등
2일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식품접객업소 내 일회용 컵 단속에 나선 지 약 한 달이 흘렀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은 잡음이 나온다. 갑자기 찾아온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업주와 손님들이 컵 때문에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 “내가 편한 대로 하겠다는데 왜…” 손님 갑질
광고 로드중
서울 마포구에서 한 대형 프랜차이즈의 카페를 관리하는 김모 씨(27·여)도 얼마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플라스틱 컵 대신 개인 텀블러에 음료를 담은 손님이 “커피가 꽉 차지 않았다”며 항의한 것. “정량을 담아 줬다”고 설명했지만 막무가내였다. 김 씨는 결국 이 손님에게 음료를 더 담아줬다.
손님이 음료를 마시고 난 뒤 놔두고 나간 머그잔을 노리는 ‘머그잔 도난’도 부쩍 늘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머그잔에는 유명 프랜차이즈 상표나 이름이 적혀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서울 광진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한 달 사이 10개가 넘는 컵을 잃어버렸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머그잔은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1개에 8000원에서 8500원 선이다.
○ 손님들도 불편… “융통성 있어야”
손님들도 불편을 토로한다. 정책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광고 로드중
세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집 앞 카페를 자주 찾는 주부 A 씨도 머그잔에 음료를 담는 게 불안하다. A 씨는 “아이들이 컵을 엎을 때가 종종 있는데 컵을 깨뜨려 다칠까 봐 걱정된다”며 “그런데도 무조건 머그잔을 이용하라고 하니 불편하다”고 말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계도 기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며 “정부에서 적극 홍보하고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지 eunji@donga.com·김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