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가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피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베트남과의 준결승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28분, 상대 골키퍼를 제치고 추가골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통산 5회, 2회 연속 아시안게임(AG) 정상까지 꼭 한 걸음 남았다.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018자카르타-팔렘방AG 남자축구 결승에 진출하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김학범(58)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피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 대표팀과의 대회 4강전에서 두 골을 뽑은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의 활약을 앞세워 3-1 쾌승을 일궜다. 결승전은 9월 1일 오후 8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두터운 친분을 자랑한 둘의 지도자 인생은 잡초와 다름없었다. 끌어주고 당겨주는 라인이 없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김 감독은 K리그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음에도 인정을 받지 못했고,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 당시 수석코치로 활동한 박 감독이 갈채를 받기 시작한 것은 베트남 지휘봉을 잡으면서부터다.
킥오프를 앞두고 서로를 꼭 끌어안은 사령탑의 출사표는 결연했다. 김 감독은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는 말로, 박 감독은 “조국을 사랑하나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틀 전(27일) 대회 8강전에서 힘겨운 연장혈투를 펼친 탓에 지쳐있었음에도 두 팀은 육체를 지배하는 강한 정신력으로 치열하게 부딪혔다.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주도한 것은 한국이었다. 황의조(26·감바 오사카)를 원 톱, 이승우~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황희찬(22·잘츠부르크)을 공격 2선에 배치해 베트남을 쉼 없이 몰아쳤다.
첫 골은 빨리 터졌다. 전반 7분 황희찬의 패스를 황의조가 놓쳤으나 문전 쇄도한 이승우가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대회 개인 2호 골.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무실점을 이어온 베트남의 유쾌한 기록이 깨진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후는 조금 불안했다. 결승을 대비해 황의조~손흥민 등 주포들이 대거 빠진 뒤 밸런스가 무너졌다. 후반 25분 프리킥 골을 내주면서 분위기를 빼앗겼다. 다행히 무릎 부상을 털고 컴백한 수문장 조현우(27·대구FC)가 버틴 수비진은 더 이상 실점 없이 두 골차 승리를 완성할 수 있었다.
보고르(인도네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