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개봉 ‘상류사회’서 욕망에 가득찬 오수연 역 열연한 수애
수애는 영화 ‘상류사회’에서 욕망을 위해 달려가는 오수연 역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꼈다고 한다. 스스로는 만족스러웠지만 관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아 시사회 때 무척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9일 개봉하는 영화 ‘상류사회’에서 배우 수애(39)가 맡은 오수연의 모습이다. 욕망에 가득 차 물불 가리지 않는 캐릭터는 미국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클레어 언더우드를 연상시킨다.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 퍼스트레이디가 되려고 몸부림쳤던 드라마 ‘야왕’의 주다해와도 겹친다.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에서 어느새 ‘야망’의 옷을 입고 있는 수애를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상류사회’에서 오수연(수애·오른쪽)이 국회의원 후보가 된 장태준(박해일)의 후원 모임에서 함께한 모습.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캐릭터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런데 수애는 캐릭터의 완성도와 생동감에 매력을 느꼈다. 변혁 감독과 세 차례 만나면서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 출연을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박해일을 직접 만나 출연을 권유하기도 했단다. 그가 조용한 성격이라는 걸 알던 박해일은 “제안을 하는 순간 이미 수애는 오수연이 되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오수연의 직업적 특성 때문에 옷차림에도 신경을 썼다.
“영화 ‘국가대표2’에서는 유니폼을 주로 입었고, ‘심야의 FM’에서는 단벌이었는데 이번에는 의상이 매번 바뀌어 새로웠어요. 여린 모습을 피하고 싶어 주로 무채색에 목을 가리는 터틀넥을 많이 입었죠. 보통은 한두 번 입어보고 의상을 결정하는데, 이번에는 다섯 번씩 입어보며 철저히 따져봤지요.”
‘인간 수애’가 지금까지 가장 크게 가져본 욕망을 물었다. “개봉할 때마다 영화가 잘되길 바라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청순한 역은 물론 팜 파탈 역에도 욕심이 많지만 당분간은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고양이 ‘집사’가 된 지 3개월이 됐어요. 키우던 ‘봄이’라는 강아지가 세상을 떠나 지금은 고양이 ‘콩새’를 돌보는데, 고양이에게는 다 ‘해드려야’ 해서 정말 집사가 된 기분이에요. 덕분에 아침에 더 일찍 일어나게 됐죠. 매일 오전 8시 필라테스를 할 때가 가장 상쾌해요. 연기는 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지만 이제는 내 삶과의 균형도 맞추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