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클라크슨 앞세운 필리핀 격파 전준범 막판 생일자축 3점슛 3개, 라건아 30점-이승현 11점 펄펄 30일 오후 이란과 결승행 다툼
한국과 필리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농구 8강전이 열린 27일. 자카르타 GBK 바스켓홀은 입구부터 단체로 푸른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필리핀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어 조던 클라크슨의 합류는 농구 사랑이 유별난 필리핀 응원단을 더 설레게 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3-2 지역방어로 클라크슨을 묶으며 14-5까지 앞섰다. 침묵하던 클라크슨을 깨운 건 ‘전준범의 빗나간 3점슛’이었다. 전준범이 교체 투입되자마자 오픈찬스에서 던진 3점슛이 림을 맞고 나오자 클라크슨은 속공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감을 잡은 클라크슨은 전준범이 실패한 슛을 속속 잡아 한국 골밑을 휘저으며 동료들에게 기회까지 제공했다.
전반을 44-42로 앞선 필리핀은 3쿼터에는 클라크슨이 15점을 집중시킨 데 힘입어 8점 차까지 앞섰다.
이날이 생일이었던 전준범(9득점)은 “초반에 실수가 많았다. 수비, 리바운드 먼저 하자는 마음으로 가다듬고 들어가니 슛이 자연스럽게 풀렸다. 앞으로 더 미쳐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이 오늘 경기에 몇 점을 줄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는 머쓱한 웃음과 함께 믹스트존을 떠났다.
이날 방송해설을 위해 자카르타로 출국한 유 감독은 “제공권 우위(리바운드 45-40)가 승인이다. 라건아(30득점, 14리바운드)와 이승현(11득점, 12리바운드)이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40분 내내 혼신의 노력을 다해 리바운드를 따낸 이승현은 ‘지치지 않느냐’는 질문에 “휴식일에 쉬면 된다”며 웃었다. 전반에만 3파울로 파울트러블 우려를 샀던 귀화선수 라건아도 후반에는 파울 없이 38분 29초간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클라크슨은 팀 최다인 25점을 넣었다.
그나저나 만수 유 감독은 이날 클라크슨 수비에도 나선 모비스 제자 전준범에게 몇 점을 줬을까. 돌아온 짧은 답은 이랬다.
100점 만점에? 60점. 부족한 부분은? 수비.
자카르타=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