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황의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또 한 번 해냈다.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4-3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사실상 황의조가 지배한 경기였다. 전반 5분 선제골, 전반 35분 추가골로 한국의 2-1 리드를 이끈 그는 팀이 2-3으로 역전 당한 후반 30분 손흥민(26·토트넘)의 패스를 받아 극적인 동점골을 기록하면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개인 두 번째 해트트릭이었다. 한국축구 역사상 AG 한 대회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황의조가 처음이다.
황의조는 김학범(58) 감독의 부름을 받아 와일드카드로 팀에 합류할 때만해도 ‘인맥선발’이라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김 감독과 황의조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성남FC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김 감독은 “오로지 실력만 보고 뽑았다”고 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따가웠다. 논란을 잠재우는 방법은 결과로 보여주는 것뿐이었다.
황의조는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한국의 결정적인 득점을 독점하면서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두 차례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무려 8골을 기록 중이다. 현 페이스라면 황선홍(50) 전 FC서울 감독이 1994년 히로시마AG에서 기록한 단일 대회 최다골(11골) 기록까지도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여론은 완전히 돌아섰다. 축구팬들은 단숨에 ‘갓의조’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황의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골 넣은 것도 기분 좋지만, 선수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이긴 것이라 더 기쁘다. 동료들의 도움이 없다면 나는 골 넣을 수 없는 공격수다”며 “감독님이 준비한대로 경기를 풀어나갔고 모두가 하나 되어 역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활약을 동료들의 공으로 돌렸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