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는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다. 하지만 코치진은 한국 야구를 위해 희생하며 ‘음지의 조력자’를 자청했다. 사진은 선수들의 타격 훈련 때 토스 배팅볼을 올려주고 있는 이종범 코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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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는 축구화 탓을 하지 않아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이종범 코치가 구수한 사투리를 섞어 말했다. 덕분에 덕아웃에는 기분 좋은 웃음보가 터졌다. 분위기를 띄운 이 코치는 이후 총총히 발걸음을 옮겨 외야 좌우 폴을 수차례 오가며 조명탑의 위치를 살폈다. 바람의 방향도 꼼꼼히 체크하며 선수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줄지 고민하고 또 했다.
한국 AG야구 대표팀이 26일 자카르타 GBK야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AG 3연패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대표팀은 선수들 면면도 화려하지만 선동열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면면도 그야말로 ‘드림팀’이다. 한 명 한 명이 한국야구의 산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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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AG대표팀이 우승해도 코치들은 금메달을 받지 못한다. 주인공은 선수고 조연은 감독이다. 코치들의 헌신은 주목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AG 대표팀 코치들은 오직 한국 야구를 위해 희생하며 선뜻 ‘음지의 조력자’를 맡았다.
이종범 코치는 남다른 입담으로 덕아웃 분위기를 밝게 한다. 야구장에서 ‘펠레 축구화’를 꺼낸 것도 한국과 다른 야구장 시설 등 어려운 여건이지만 선수들에게 힘을 내자는 응원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해박한 투구 이론을 자랑하는 정민철 코치도 눈을 반짝이며 분주했다. 국제대회 경기장은 마운드의 높이가 다른 경우가 많다. 유지현 코치는 그라운드 흙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잔디도 직접 손으로 살펴봤다.
유니폼을 입은 코치는 아니지만 이종열 전력분석 팀장은 바쁜 방송해설 스케줄 속에서도 방대한 정보를 수집해 현미경으로 읽듯 대만, 일본 선수들을 분석했다. 선수들에게 최고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팀장은 훈련 때 선수들이 마실 물을 함께 나르며 지원 스태프들의 부족한 일손을 돕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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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