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상승-감세-낮은 실업률에 가처분소득 늘며 소비심리 개선 월마트-타깃 등 2분기 매출 껑충… 소매업 활기 속 옥석가리기도 진행
찰스 씨도 얼마 전 이 백화점에서 옷 네 벌과 화장품을 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찰스 씨 모녀 사례를 소개하며 “소비자 지출이 유통회사들의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 “금융위기 이후 분위기 최고” 미 유통사들 깜짝 실적
경기 불황과 온라인 ‘유통공룡’ 아마존에 밀려 내리막길을 걷던 미국 전통 유통업의 ‘깜짝 반등’은 4%를 밑도는 실업률과 임금 상승, 감세 등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하고 소비심리가 18년 만에 최고치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금리가 비교적 낮은 상황에서 고용 상황이 나아지자 빚을 내 물건을 사는 사람도 늘었다. 미국 가계 부채는 역대 최고치로 불었지만 가처분소득 대비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크레이그 존슨 커스터머그로스파트너스 회장은 “유통업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은 가처분소득의 증가”라고 말했다.
○ “소매업 르네상스 오나” 거리엔 함박웃음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타격을 받았던 소매업종이 활기를 되찾자 “소매업 르네상스”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고 있다. 전미유통업협회(NRF)는 올해 소매업 매출액 전망치를 당초보다 0.7%포인트 높은 최소 4.5%로 상향 조정했다. 불황으로 가장 많이 위축됐던 의류업의 올해 매출(1∼7월)은 전년 대비 5.2% 성장했다. 7월 식당 소매상점 등 소매업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4% 증가했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화장품 판매가 매우 증가했다”고 전했다. 홈디포의 페인트 매출은 5년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집을 수선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페인트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소매업 매출이 물가상승률(2.9%)의 갑절이 넘는 성장세를 보이며 제조업 생산도 2.8% 증가했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지만, 내 경력 중 가장 강력한 소비심리의 혜택을 보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고 밝혔다.
○ 소매업 구조조정 시간 벌어
시장조사업체 코어사이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1월∼8월 10일) 미국에서는 개업한 상점의 갑절에 가까운 4379곳이 문을 닫았다. WSJ는 “타깃과 다른 유통회사들이 아마존의 위협에 성공적으로 반격했는지, 아니면 소비심리에 편승했다가 경제가 침체되면 다시 가라앉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전쟁도 위협 요인이다.
살아나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전통 유통회사들은 온라인 투자를 늘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을 추격하기 위해 슈퍼마켓 체인들이 온라인 쇼핑 관련 스타트업과 손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