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공백에 ‘큰그림’ 못그려 신동빈 회장 6개월 넘게 구속… 채용-투자계획 못세우고 비상경영 연말 완공 롯데케미칼 美공장, 회장 없는 준공식땐 이미지 타격
○ 채용 및 투자 계획 없어… 실적도 저조
광고 로드중
지난해 직간접 고용인원이 2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던 유통 부문은 실적까지 부진했다. 롯데쇼핑의 올 2분기(4∼6월)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롯데마트가 사드 사태 여파에서 회복되지 못한 탓이 컸다. 롯데쇼핑은 당분간 영업실적이 저조한 마트와 백화점의 점포 폐점과 비용 절감에 주력할 계획이다.
○ 해외 부문 투자도 멈춰
롯데케미칼은 올해 말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에탄크래커 공장(ECC)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공장은 에틸렌을 생산하는 곳으로 3조 원이 투입된 그룹의 숙원사업이다. 하지만 합작회사였던 미국 액시올사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 10위권으로 진입할 기회를 놓친 뼈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롯데는 2016년 신 회장의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액시올사 인수를 포기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회장 부재로 완공식이 진행되면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 타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2조9297억 원)을 올리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TV 광고까지 했지만 인수합병은 2015년 ‘화학업계 최대 빅딜’이라 불린 삼성화학계열사가 마지막이었다. 1976년 회사 설립 이후 인수합병으로 회사 규모를 세계 화학기업 중 22위까지 키워온 기업으로서는 성장을 멈춘 거나 마찬가지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3년 전 그룹 총수의 적극적인 인수 전략이 이제야 좋은 실적으로 빛을 발한 것”이라며 “하지만 지난 3년간 제대로 이뤄진 투자가 없어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 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화학 부문의 실적이 최근 몇 년간 급증했지만 총수가 부재한 현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롯데는 인도네시아에 지을 예정이던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를 비롯한 해외 투자 검토를 모두 중단한 상태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