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극장가 한국영화 3편의 ‘응원 품앗이’가 화제다.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의 감독 및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식을 갖는가 하면(왼쪽 상단), 무대인사 일정이 겹치자 단체사진을 찍어 공유했다(왼쪽 하단). ‘공작’의 주연배우들은 동료인 이성민의 ‘목격자’를 알리는 데 동참하기도 했다(오른쪽). 사진출처|CJ엔터테인먼트·주지훈 SNS
■ ‘신과함께’한 ‘공작’의 ‘목격자’…경쟁작품 응원하는 배우·감독들 ‘극장가 진풍경’
하정우, ‘공작’ 짧은 관람평 화제
황정민 등 ‘목격자’ 포스터 단체샷
나란히 박스오피스 1∼3위 ‘윈윈’
같은 시기 영화를 내놓는 감독과 배우들이 자주 꺼내는 “다 같이 잘되길 바란다”는 말이 더 이상 ‘빈말’로 남지 않게 됐다. 이를 몸소 실천하는 스타와 감독들의 행보가 훈훈한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어서다.
1일 개봉한 ‘신과함께-인과 연’은 초반 흥행 신기록을 세우는 가운데서도 1000만 돌파 및 1편과의 스코어 비교 등으로 내심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던 입장. 일주일 뒤 ‘공작’이 등장하면서 흥행 독주에도 제동이 걸렸지만, 정작 이들 영화의 감독과 배우들은 “함께 잘되자”면서 의기투합했다.
그 출발은 ‘신과함께2’의 주연인 하정우가 내놓은 ‘공작’의 관람평가. “영화를 보니 소주가 당긴다”는 짧고 굵은 평가로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다. 두 영화가 경쟁에 한창이던 11일 저녁에는 ‘신과함께’의 김용화 감독과 하정우, ‘공작’의 윤종빈 감독과 주지훈, 황정민이 한데 모여 상대의 흥행을 바라는 ‘응원 회식’까지 했다. 스코어 경쟁부터 스크린 확보까지, 연일 치열한 대결을 거듭하는 두 영화가 보여준 훈훈한 장면이 두고두고 화제를 뿌리고 있다.
이들의 ‘응원 품앗이’는 서로 막역한 관계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김용화 감독과 윤종빈 감독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선후배 사이. 재학 시절 학생회장과 과대표 역할을 맡은 인연도 있다. 배우 하정우 역시 이들과 대학 동문으로 오랜 시간 교류해왔다.
때문에 윤 감독은 ‘공작’ 개봉을 앞두고 ‘신과함께’를 향해 농담을 더해 “양보”를 부탁했다. 경쟁영화를 대하는 감독의 재치 넘치는 모습은 관객의 흥미까지 자극했고, 두 영화가 마치 하나의 세트인양 “신과함께한 공작”이라는 말까지 퍼졌다.
여름 극장가에서 벌어지는 훈훈한 풍경은 흥행 성과로도 이어진다. 19일 현재 이들 세 영화는 박스오피스 1∼3위를 나란히 기록, 만족스러운 성적을 쌓아가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