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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증권 차장, 상반기 22억 ‘깜짝 보수’… 오너보다 9억 더 받아

입력 | 2018-08-15 03:00:00

금융권 연봉 5억 넘는 임직원 공개
개발 파생상품 인기에 성과급 21억… CEO중 최고 20억 유상호 사장 제쳐
NH투자 3명-한화투자 4명도 자기 회사 사장보다 연봉 많아
박진회 씨티행장 16억 은행권 1위




한국투자증권 차장이 올 상반기(1∼6월)에 오너와 최고경영자(CEO)보다 더 많은 22억 원대 연봉을 챙겨 화제가 되고 있다. 금융회사 현직 CEO 가운데 올 상반기에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유상호 한투증권 사장으로 조사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상장사들의 2018년 반기보고서에는 금융권 고액 연봉자들의 구체적 액수가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투증권 김연추 차장이 오너보다 더 많은 22억3000만 원을 받았다. 김 차장은 회사에서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증권(ETN) 등 파생상품 개발 담당 업무를 맡고 있다. 김 차장이 개발한 ETN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투자금이 몰려 그는 성과급으로만 21억1900만 원을 받았다. 김 차장이 받은 연봉은 CEO이자 금융권 CEO 중 최고 연봉자인 유상호 사장(20억2800만 원)은 물론이고 오너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13억1100만 원)보다 많다.

금융회사 임직원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사람은 한투증권 소속 김성락 투자금융본부장(전무)이었다. 투자금융(IB) 업무를 담당하는 김 전무는 4년 치 성과급 21억5500만 원 등 총 22억5900만 원을 받았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좋은 성과를 낸 직원에게 확실한 보상을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상반기에 경영진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은 직원이 여럿 있었다. NH투자증권에서는 정영채 사장(10억9000만 원)보다 프라이빗뱅커(PB) 3명이 더 많은 연봉을 받았으며 한화투자증권도 권희백 사장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은 직원이 4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과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 전문가들과 채권 브로커 등도 높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 보험, 카드 등 다른 업종에서는 CEO를 제외하고는 5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은 임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

은행권에서는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상반기에 15억9100만 원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이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13억5100만 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7억4800만 원)이 뒤를 이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5억 원 미만의 연봉을 받아 연봉이 공개되지 않았다.

퇴임한 김창수 전 삼성생명 사장은 퇴직금으로만 44억6800만 원을 챙기며 총 56억5600만 원을 챙겼다. 또 안민수 전 삼성화재 사장(49억5900만 원), 윤용암 전 삼성증권 사장(35억7100만 원) 등 전직 삼성그룹 소속 금융사 사장들도 퇴직금을 합쳐 높은 보수를 받았다. 보험업계 현직 CEO로는 정문국 ING생명 사장이 11억7200만 원,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11억140만 원을 받았다.

카드업계에서는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13억93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등기이사와 사외이사, 감사 등 경영진에 한해 보수 내용을 공개해 왔다. 하지만 금융권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받는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금융위원회는 올해 3월 고액 연봉자를 모두 공시하기로 제도를 바꿨다. 이에 따라 이번 반기보고서부터 △보수 총액 5억 원 이상인 임원 △보수 총액 상위 5명 중 5억 원이 넘는 임직원 △성과보수 총액 2억 원 이상 임원과 금융투자업무 담당자 등이 새롭게 연봉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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