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대표팀 ‘여제’ 김연경-190cm 여고생 정호영
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왼쪽·192cm)과 막내 정호영(190cm)이 배구공을 든 손을 한껏 치켜들며 아시아경기 우승을 다짐했다. 진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배구 여제’의 표정에선 큰 기대감이 묻어났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30)은 이번 대회에서 특별한 후배들과 함께한다.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로 평가받는 정호영(17·선명여고), 이주아(18·원곡고), 박은진(19·선명여고) 등 고교생 삼총사다. 한국여자배구는 아시아경기 우승을 넘어 2020년 도쿄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기 위해 샛별들을 합류시켰다.
○ 스텝부터 타이밍까지… 세밀한 배구 여제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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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만 보던 김연경과의 만남은 정호영에게도 큰 성장의 기회다. 실제로 2014년 인천 대회 때 고교생 신분으로 대표팀에서 뛰었던 쌍둥이 레프트 이재영(22·흥국생명), 세터 이다영(22·현대건설) 자매는 현재 V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정호영은 “(김연경은) 확실히 롤 모델이 될 만한 언니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고 훈련할 때도 솔선수범해서 분위기를 끌어올려준다. 공격이나 수비 훈련을 할 때도 스텝을 어떻게 해야 한다거나 공격 타이밍을 잡는 방법도 세세하게 알려준다”고 했다. 성인 대표팀의 경기 흐름이 너무 빨라서 놀랐다는 정호영은 최근에는 선배들을 보며 근육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호영을 포함한 고교생 3명은 훈련 때마다 1시간 일찍 나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새 얼굴의 등장은 김연경에게도 반갑다. 김연경은 “신체 조건도 좋고 배구를 잘할 수 있는 후배들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나를 어려워하는 것 같긴 하지만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주장으로서 예쁘고 또 고맙다”고 했다. 고교생 삼총사는 이번 대회에서 교체 멤버로 주로 뛸 것으로 보인다.
○ 김연경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
어느덧 자신의 네 번째 아시아경기를 앞둔 김연경은 “4년 전 인천에서 금메달 획득이라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인지 아무래도 기대나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2006년 도하 대회(5위)에서 처음으로 아시아경기에 출전했던 그는 2010년 광저우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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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아시아경기 뒤에는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한다. 이어 새 소속팀 터키 에즈자즈바시로 돌아간다. 1년 만에 터키 무대로 복귀하는 김연경은 “중국 리그에서 뛴다고 했을 때 전성기가 끝나서 하는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전성기 기량이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김연경은 여전히 승리에 배고프고 아직 살아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진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