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에 견과-과일 넣어 구운 대용식… 3개 제품 비교 시식
솔직히 기자는 이 상품을 태어나 처음으로 접해봤다. 포털 사이트에서 사전을 켠 까닭이다. 모음 하나 차이지만 두 단어의 뜻엔 큰 차이가 있다. 우선 그레놀라. 포털 사이트 사전에 그레놀라를 검색하면 “미국 캔자스주 엘크카운티에 있는 도시”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그렇다면 그래놀라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그래놀라란 “오트밀, 보리, 현미 등 곡물 가공품과 코코넛 및 견과류 등을 꿀, 기름에 섞어 오븐에 구운 것”이다. 식품 관련 코너이니 소개할 것은 당연히 후자.
하지만 두 단어를 헷갈려도 상관없다. 포털 사이트에선 그레놀라를 검색해도, 그래놀라를 검색해도 위키피디아 설명에 나오는 상품을 살 수 있다. 헷갈려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소리다. 후기에 참여한 강승현 황성호 손가인 3명의 본보 유통팀 기자도 그래놀라가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다. 그래놀라는 시리얼보다 더 건강한 아침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 주로 우유에 곁들여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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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팀이 시식을 해본 건 코레드인터네쇼날의 ‘유기농 그래놀라 사과와 건포도’, 이마트의 ‘피코크 과일 그래놀라’, 동서식품의 ‘그래놀라 크랜베리 아몬드’ 세 가지다. 우선 그래놀라 함유율부터 살펴봤다.
황성호=그래놀라라는 게 곡물을 구운 거죠? 이 상품들 안에 담긴 것 중에 정확히 뭐가 그래놀라인지 모르겠네요.
강승현=오트밀이나 건포도, 사과 같은 게 있으면 그게 그래놀라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그런데 상품마다 함유율이 다 다르네요.
손가인=코레드인터네쇼날의 그래놀라는 네덜란드에서 수입된 상품이라 그런지 그래놀라 함유율이 제일 많아 보이네요. (동서식품의 그래놀라를 열더니) 이건 그냥 시리얼처럼 보이는 걸요? 3개 상품 모두 전반적으로 몸에 좋을 것 같은 그래놀라가 많이 눈에 띄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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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우리가 흔히 봐 왔던 시리얼 포장처럼 돼 있네요. 둘둘 말아서 테이프로 붙여놓는 건데 이러면 공기도 들어가고 해서 좀…. 눅눅해질 것도 같고 해서 포장에서 감점 들어갑니다.
황성호=이마트 피코크 과일 그래놀라는 정말 ‘피코크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색깔도 알록달록하고, 이마트에서 내놓는 상품들 특유의 특징이 있네요.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네덜란드에서 수입된 코레드인터네쇼날의 유기농 그래놀라 사과와 건포도부터 시작했다.
강=내용물이 시각적으로는 그렇게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네요. (몇 개 꺼내 먹어 보더니) 씹을수록 달달해지네요. 건강한 맛이랄까? 우유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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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포만감은 확실히 있을 것 같아요. 100g에 391Cal면 칼로리는 확실히 적네요. 1회 섭취 권장 기준량이 30∼40g 정도니까요.
강=우유 말고 플레인 요구르트와 먹어도 맛있을 거 같아요. 과자 대용으로 먹어도 될 것 같네요. 애들 건강 생각해서 간식으로 줘도 좋아할 것 같아요.
손=100% 유기농 제품이라는 점 때문에 ‘맘’들이 좋아하겠네요.
황=전 이걸로 식사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식사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네요. 배고플 것 같아요.
손=그런데 이건 다른 상품들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기업에서 판매하는 거라 오프라인 매장에선 찾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어 이마트의 피코크 과일 그래놀라. 포장을 열자마자 단내가 확 풍겼다.
손=냄새가 되게 좋네요! 단맛이 나는 과일 냄새가 많이 나요. 제 취향이에요.
강=으악. 나한테는 냄새가 너무 과해요. 향수 느낌 같이 느껴질 정돈데요. 30대 중반인 내 나이 또래에선 좀 거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황=처음부터 이걸 접하면 다른 제품들은 그래놀라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냄새가 강하네요.
손=이걸 옆에 두고 과자처럼 먹으면 하루 종일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강=맛도 되게 강하네요.
황=약간 불량식품을 먹는 느낌도 나네요. 그래놀라는 건강을 위해 먹는 건데 이건 건강식이라는 생각은 안 드네요.
마지막 동서식품의 ‘그래놀라 크랜베리 아몬드’. 내용물을 보자 세 명의 기자 모두 “이건 그냥 시리얼”이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강=(몇 개를 주워 먹어본 뒤) 내용물도 그렇고 이건 그냥 시리얼이네요.
손=그래놀라가 부족해 보이네요. 차라리 ‘시리얼과 그래놀라’라고 불러야 할 것 같아요. 시리얼은 평소에 먹던 그 맛이라 맛있네요. 곡물 냄새보다는 시리얼 냄새만 나네요.
황=먹어보지 않아도 맛을 알 것 같아요.
강=그래도 3개 제품 중엔 양이 제일 많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중량이 570g인데 대부분 시리얼이라서 아쉽긴 하지만 자취하는 젊은 남성들에겐 제일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요.
황=(내용물에서 한 줌을 쥐고선) 그래놀라가 거의 없다는 건 아쉽네요.
손=시리얼의 익숙함은 좋은데, 그래놀라를 원한 소비자라면 실망이 클 것 같아요.
○ 기자들이 뽑은 ‘내 입맛에는 이 그래놀라’
강=나는 코레드인터네쇼날 제품. 가장 ‘그래놀라스럽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향도 구수한 게 건강식이라는 느낌도 들고요.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은 것 같아요.
황=저도 코레드인터네쇼날 제품에 한 표 던질게요. 단맛이 조금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은 있지만 건강을 위해 그래놀라를 먹는 거니까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손=입맛이 저와 다르네요. 전 이마트 피코크 제품이 1등이에요. 그래놀라는 꼭 우유와 먹는 게 아니고 과자처럼 먹을 수 있는 건데, 이마트 제품이 제일 과자처럼 느껴졌거든요. 강력한 향도 제 취향이에요.
정리=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