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 인터뷰-김진표 의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김진표 의원은 9일 “(당이)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지 않고는 다음 총선에서 의석 180석을 얻지 못하고, 정권 재창출도 할 수 없다”며 당의 외연 확장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와 만난 김진표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려면 ‘경제 당 대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경제부총리 출신으로 지난해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경제 정책 전문가다. 그는 ‘관료 출신의 보수 이미지여서 민주당 정체성과 안 맞는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중도로 (지지층을) 확장하지 않고서는 민주당이 다음 총선에서 180석을 얻을 수 없다. 의회 권력을 장악하지 못하면 정권 재창출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이해찬 의원을 겨냥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 의원은 민주당의 홍준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자유한국당이 가장 박수를 치며 반길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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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살리지 않고는 총선을 이길 재간이 없다. 당권 주자 중에 경제를 가장 잘 아는 내가 당 대표가 돼야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한국당은 당연히 나를 가장 경계한다. 반면 이 의원은 독선적이고 강한 스타일이다. 총선에서 이기려면 당내 소통 능력과 확장성을 두루 갖춰야 한다. 30%의 전통적 지지층에만 기대는 것은 야당 시절의 전략이다.”
―당 대표가 되면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정치는 바꿨지만 경제는 제대로 못 바꿨다.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가야 하는데, 재벌과 대기업에 의존하는 전략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촛불의 힘으로 정권을 교체한 문재인 정부는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강력하게 경제 정책을 추진할 힘이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어떤 일이 가능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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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를 도와주고 있는 이들이 많나.
“대표적 친문(친문재인) 의원인 전해철 의원을 비롯해 전 의원과 가까운 초선 의원들이 나를 돕고 있다. 전 의원은 다음 주부터 적극적으로 지지 활동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친문 주류가 어디로 향하는지 보고 당 대표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지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거다. 최재성 의원도 결국 나와 함께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야당과 협치를 잘할 자신이 있나.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나 민주평화당 정동영 신임 대표는 노무현 정부 때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당시 이 의원은 국무총리를 하면서 이분들을 꾸짖던 위치였다. 반면 나는 그분들과 서로 의논하던 사이였다. 게다가 이 의원이 언급한 ‘보수궤멸론’은 야당과 대화를 하려는 자세라고 보기 힘들다. 야당을 ‘경제 살리기’의 경쟁적 동반자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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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신의를 지켜야 한다. 송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후반에, 청와대가 어려울 때 노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공박했다. 반면 나는 노무현 정부 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로, 현 정부 들어서는 종교인 과세 문제로 많은 공격을 받았지만 한 번도 대통령 탓을 안 하고 묵묵히 화살을 맞았다.”
김상운 sukim@donga.com·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