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충청북도 단재교육연수원장
그로부터 두어달 뒤, 박근혜 후보는 교육관련 핵심공약으로 아이들의 꿈과 끼를 발견할 수 있도록 ‘자유학기제’를 공약했다. 자유학기에는 필기시험 없이 독서, 예체능, 진로 체험 등 자치활동과 체험 중심의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창의성을 키우고 진로탐색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등 내용은 문재인 후보와 같았다. 입시경쟁 중심의 우리 교육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여야 후보가 똑같이 내어놓은 것이다. 아일랜드 전환학년제를 벤치마킹하는 것까지 똑같다. 그래서 현재의 자유학기제는 정책노하우를 본다면 오히려 ‘문재인표’라고 보는 것이 맞다.
지난 5년간의 우리 교육을 보면 진보교육감들은 혁신학교를 공약으로 내세워 학교를 변화시켰고, 박근혜 정부는 자유학기제를 기반으로 조응했다. 역사교과서를 비롯한 몇몇 분야에서 엄청난 무리수와 갈등이 야기되었던 것과 달리 교육의 근원에 있어서는 보수-진보 할 것 없이 같은 길을 걸어왔다. 선행학습을 규제하고, 질문이 있는 수업혁신을 추구하며, 아이들이 주도하는 프로젝트 학습이 뿌리를 내렸다. 성장과 속도중심의 산업사회 프레임에서 효과를 내었던 입시 경쟁중심의 교육시스템으로는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보수-진보는 같았던 것이다.
자유학기제가 처음 시행된 것이 2013년이니까 벌써 6년이 되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자유학기제는 1학기에서 1년으로 확대된 자유학년제로 발전하고 있다. 지역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보다 더 결합하여 지역의 교육생태계를 활성화해 나갈 것이다. 5년 전, 아쉽게 자리를 내어주었던 문재인표 교육공약 1번 자유학기제가 자존감 잃은 아이들에게 꿈을 돌려줄 수 있도록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성근 충청북도 단재교육연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