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중구청 잔디광장 앞에 내걸린 사과 플래카드와 수거된 그늘막. 이날 중구는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 간부의 요구로 다른 곳보다 시청 앞에 그늘막이 먼저 설치됐다”며 구정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중구청 제공
서울 중구가 무더위에 햇빛을 피하는 그늘막 설치를 잘못했다며 주민에게 사과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30일 구청 건물과 광장에 내걸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이날 오전 구청 잔디광장에서 기자회견과 긴급 직원 조례를 열어 “서울시 간부의 요구로 구에서 진행 중인 그늘막 설치가 중구민을 위한 곳보다 시청 앞에 먼저 설치됐다”며 “눈치 보기, 늑장 부리기 구정을 깊이 반성하며 주민 수요에 맞춰 그늘막 설치 위치를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 구청장은 서울시청 근처에 설치된 문제의 그늘막 4개를 수거해 중구청 잔디광장에 전시해 놓았다. 직원들이 이날의 그늘막 교훈을 견지할 수 있도록 서 구청장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 6월까지 수거한 그늘막을 이 곳에 두기로 했다.
광고 로드중
30일 서울 중구청 잔디광장 앞에 내걸린 사과 플래카드와 수거된 그늘막. 이날 중구는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 간부의 요구로 다른 곳보다 시청 앞에 그늘막이 먼저 설치됐다”며 구정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중구청 제공
이에 대해 서울시는 “서울시내 25개 모든 자치구에 그늘막 설치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많이 찾는 서울광장에 좀 더 빨리 설치해줄 것을 요청한 것뿐”이라며 “해당 시 간부를 징계할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