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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미래’ 녹여… 포스코 ‘혁신 용광로’ 시동

입력 | 2018-07-30 03:00:00

최정우 신임 회장의 청사진




최정우 신임 포스코 회장(오른쪽)은 27일 취임식을 끝내자마자 경북 포항 포항제철소 제2고로 현장을 방문했다. 최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비(非)철강 비엔지니어 출신이라는 평가에 대해 “철강 전문가는 이공계 전문가겠지만 경영전략을 짜온 나는 철강업 전문가”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포스코 제공

재계 6위 포스코그룹이 최정우 신임 회장을 맞아 ‘뉴 포스코 로드(road)’를 열었다. 포스코는 2009년 정준양 전 회장, 2014년 권오준 전 회장에 이어 이달 27일 최 회장까지 최근 10년 동안 회장 취임식을 세 번 치렀다.

포스코는 그동안 정치적 전환기마다 회장이 바뀌는 등 홍역을 겪었지만 올해 창립 50주년으로 또 다른 50년을 향해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과제는 만만치 않다. 2020년 최 회장 임기 3년 차에 민영화 20주년을 맞는 만큼 정치적 외풍을 막고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철강산업의 구조적 위기 속에서 신성장 사업 발굴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 최 회장은 27일 취임식에서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할 포스코의 새로운 비전으로 ‘기업시민’을 제시했다.


○ 기업시민, 포스코가 달라진다

최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함께하는 포스코’, 기업시민은 기업도 일반 시민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역할과 책임을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내부의 성장엔진을 외부로 확대해 협력사, 관계사, 지역사회와 함께 커나가겠다는 청사진이다.

기업시민 개념은 역대 회장들의 취임사 키워드와 확연히 달라진 부분이다. 2009년 정 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투자와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을 내세웠다. 2014년 취임한 권 전 회장은 재무적 위기에 놓인 포스코의 구조조정, 내실 경영, 철강 본업 경쟁력 강화를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앞서 2003년 취임한 이구택 전 회장도 초일류기업으로서의 성장을 강조한 바 있다.

기업시민 아이디어는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저서 ‘혁신의 용광로’에서 비롯됐다. 포스코가 50주년을 맞아 송 교수에게 의뢰해 올해 3월 포스코의 과거와 미래를 담아 펴냈다. 송 교수는 포스코가 계열사와 납품 협력업체, 외주 파트너사를 하나의 공동체로 보고 각각의 노동조건, 업무 환경, 사회적 지위까지 함께 올려야 진정한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시민’이 된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 역시 중요한 동반자다.

이는 정부의 일자리 공유, 대기업-벤처 혁신 성장 기조와도 맞닿아 있는 개념이다. 포스코는 기업의 새 비전과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벤처 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최 회장은 벤처 펀드를 1조 원 규모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포항 광양 등 제철소가 있는 지역사회에 벤처 밸리 조성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지역 벤처 밸리는 카네기멜론대를 중심으로 첨단도시로 탈바꿈한 미국 철강도시 피츠버그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철강 산업 위기 극복 과제

한국 철강산업은 그간 자동차, 조선, 건설, 플랜트 등 한국 주력 산업을 전방산업으로 두고 성장해 왔지만 최근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최 회장은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소재 분야에 집중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사업 등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구체적인 포스코 개혁 과제를 100일 후인 11월경 발표하고, 연말에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철강산업이 개별 기업 간 경쟁에서 국가별 산업 생태계 경쟁력 대결로 바뀌는 등 ‘게임의 룰’이 변화하고 있다”며 “포스코는 산업 리더로서 한국 철강 경쟁력 제고와 패러다임 변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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