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
지난해 개설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엔 현재 1만2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는 청원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항암제 접근성 확대 요구인데요. 생사의 기로에 놓인 암환자와 가족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빠른 치료제 도입과 치료비 부담 완화(보험급여)를 기다리며 청원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40여 개의 관련 청원문을 분석해보면 급여 확대와 신약 허가를 요청하는 글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90%가량을 차지하는 요청은 급여 확대입니다. 이는 암환자들이 처한 현실이 무척 가혹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발표된 국내 자료에 따르면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 4기 환자의 69%가 경제적 문제로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있습니다. 또 전체 치료비의 71.6%를 차지하는 비급여 항암 치료 비용은 1개월 기준 평균 424만 원에 이릅니다. 2015년 월평균 가계소득인 437만 원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국내에서만 한 해 20여만 명에 이르는 신규 암환자들은 생계를 잃을 뿐 아니라 막대한 치료비 부담까지 떠안아야 합니다. 더구나 저소득층이라면 암 치료는 더욱 가혹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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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표적항암제 바이엘의 스티바가.
릴리의 연조직육종 신약 라트루보.
모든 악성종양 중 약 0.5%를 차지하는 희귀암인데요. 간암과 마찬가지로 진단 시에는 이미 질환이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원격 전이가 일어난 말기 연조직육종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0%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라트루보는 진행성 연조직육종 1차 치료에서 현행 표준요법 대비 최초로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연장(약 1년)시킨 치료제입니다. 국내에서 라트루보는 2017년 3월 국내 시판 허가 후 11개월 만에 급여 출시되었습니다. 특히 아동기나 청년기에 흔히 발생하는 연조직육종 환자의 비용부담과 접근성을 개선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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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사기자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