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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 기타큐슈大에 공학부 신설… 환경기술 선도 첨단 연구도시 도약

입력 | 2018-07-23 03:00:00

대학이 살린 도시, 현장을 가다 / 日 기타큐슈市의 변신




일본 기타큐슈시 외곽에 조성되는 ‘기타큐슈 학술연구도시’. 기타큐슈 산업학술추진기구(FAIS) 제공


일본의 4대 전통 공업도시 기타큐슈(北九州)가 환경 도시, 미래 첨단 기술 도시로 진화해 가고 있다. 이 같은 도시의 변신과 발전에 해당 지역의 대학도 큰 역할을 했다.

6월 말 찾아간 후쿠오카(福岡)현 기타큐슈시. 시 중심 고쿠라(小倉)역에서 택시로 30여 분 외곽으로 나가자 ‘기타큐슈 학술연구도시’가 나타났다. 이곳에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극복하고 지역 발전을 이루기 위해 추진하는 야심 찬 지역발전 전략이 담겨 있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기타큐슈에는 1901년 일본 최초의 제철소인 야하타제철소가 세워진 후 1970년대까지 도요타자동차, 미쓰비시화학, 야스카와전기(로봇 제조사), 스미토모금속 등이 잇따라 들어서 산업도시로 발전했다. 그 과정에서 공해가 심했지만 1980년대부터 환경 도시로 탈바꿈해 201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선정한 ‘그린 성장 모델 도시’가 됐다. 축적된 환경 기술은 아시아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환경 기술만으로는 성장 동력이 약하다고 판단한 시는 이곳 약 335ha의 부지에 첨단 과학기술 관련 대학과 연구기관을 모으고 있다. 2001년 4월 처음 문을 연 이곳에는 대학, 연구소, 기업들이 모여 있다.

대학은 △기타큐슈시립대 국제환경공학부 △후쿠오카대 대학원 공학연구과 △규슈공대 대학원 생명체공학 연구과 △와세다대 대학원 정보생산시스템 연구과 등 4개다. 연구소는 와세다대 정보생산시스템연구센터, 기타큐슈시립대 환경기술연구소 등 13개, 기업은 아이신전기를 비롯한 44개가 입주해 있다. 학생은 25개국에서 온 유학생 600여 명을 포함해 2400여 명이 있다.

기타큐슈 학술연구도시가 생겨나는 데 산파 역할을 한 것은 인문계 학과 중심 대학이었던 기타큐슈시립대의 과감한 변신이 있었다고 마쓰오 다카시(松尾太加志) 총장은 말했다. 마쓰오 총장은 “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학에서 연구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는 요청에 따라 대학이 공대 환경공학부를 만들어 학술연구도시에 가장 먼저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마쓰오 총장은 “인문계로 명성을 쌓은 대학에 공대를 만드는 것을 두고 학내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며 “하지만 대학이 지역 발전에 기여해야 생존, 발전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기타하시 겐지(北橋健治) 기타큐슈 시장은 “연구도시가 세워지면서 젊은층 인구 유출이 크게 줄어드는 등 지역 경제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연구도시가 정착되어 가면서 도쿄에 있는 명문 와세다대가 대학원 일부 학과와 연구소를 설립했다. 현재 석사 422명, 박사 47명 등 469명의 학생들이 환경, 에너지, 자동차 산업 관련 학과에서 배우며 연구하고 있다.

연구도시에서는 산·학·관이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연구 실습 시설도 대부분 공동 활용한다. 공동 연구 시설인 기타큐슈시립대 계측분석센터에는 9000만 엔(약 9억1000만 원)짜리 투과형 전자현미경과 핵자기공명장치 등 다양한 계측장비들이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연구도시 안에는 산학연계센터, 공동연구개발센터, 정보기술고도화센터, 사업화지원센터, 기술개발교류센터 등 산학연계 시설이 있다. 빌려서 쓸 수 있는 ‘렌털 연구실’도 150여 개다.

시는 공익재단인 기타큐슈 산업학술추진기구(FAIS)를 별도로 설립해 학술연구도시 운영뿐 아니라 연구도시의 성과를 지역에 이전하는 코디네이터 역할도 하도록 했다. FAIS에는 지역 핵심 산업인 반도체 및 전자공학, 자동차, 로봇 등을 담당하는 조직이 따로 있을 정도로 전문화되어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산학 연계 코디네이터’는 지역 산업 발전에 필요한 기술 수요를 파악해 대학에 전달하고 대학이 개발한 기술을 지역 산업체에 교육시키고 이전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시는 대학이 중심이 된 학술연구도시를 발판 삼아 지역 발전은 물론 아시아의 학술연구 거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타큐슈=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