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밥 버먼 지음·김종명 옮김/496쪽·1만7000원·예문아카이브
이 세상에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히말라야 산맥도 1년에 2인치씩 자라고 있다. 천문학 교수이자 과학 칼럼니스트인 저자 밥 버먼은 움직이는 모든 것의 속도에 관심을 가졌다. 너무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의 움직임부터 너무 커서 눈에 보이지 않는 은하계의 움직임까지, 그의 호기심은 전방위적이다.
박테리아는 1초에 머리카락 한 올 두께만큼 움직일 수 있다. 수치상으론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느린 속도지만, 박테리아로선 1초에 자기 몸길이의 100배 거리를 이동하는 셈이다. 참고로 인간이 1초에 자기 몸길이의 100배를 이동하려면 음속을 돌파해야 한다. 초속 0.05mm로 움직이는 역동적인(?) 박테리아를 보며 저자는 일갈한다. “병이 전염돼 퍼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