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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무역전쟁… 中 ‘소방수’ 왕치산 안보여

입력 | 2018-07-11 03:00:00

對美 협상 나섰다가 실패땐 시진핑에 부담… 투입 꺼리는듯




미중 갈등을 해결할 ‘해결사’로 여겨졌던 왕치산(王岐山·사진) 중국 국가부주석이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 발발했는데도 나서지 않아 배경이 주목된다.

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한국의 국회 격)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한 왕 부주석이 외교·경제 분야의 미중 갈등을 조정할 ‘소방대장’으로 기대를 받았다는 점에서 그가 무역전쟁 국면에서 나서지 않는 데는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소리(VOA) 중문판 표현처럼 미중 무역전쟁의 화살이 활시위에 있는 일촉즉발 상황에서 왕 부주석은 보이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8일 고위 서방 외교관을 인용해 “중국이 왕 부주석을 무역전쟁에 투입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가 참여한 5월 워싱턴 2차 미중 무역협상에서 양측은 서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당시 류 부총리는 인터뷰에서 “미중은 무역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밝혔으나 불과 10여 일 뒤 백악관은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류 부총리는 매우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류 부총리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측근으로 통하지만 왕 부주석은 시 주석의 오른팔로 통하는 최측근 중에 최측근이다. 왕 부주석이 대미 협상에 투입돼 류 부총리처럼 실패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시 주석에게 직접 향할 것을 우려한 중국 당국이 왕 부주석 투입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번 무역전쟁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경제가 침체돼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면 중국 당국이 고민스러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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