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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통령은 일자리 부탁하는데 정부·여당은 기업 손발 묶어서야

입력 | 2018-07-11 00:00:00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인도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을 따로 불러 예정에 없던 면담까지 했다.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만난 것은 물론이고 삼성 관련 행사에 참석한 것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중 하반기 채용 확대를 포함한 고용 확대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재계 1위인 삼성그룹 총수를 따로 만난 것은 의미가 있다. 올 들어 문 대통령은 현대자동차, 한화, LG 등 대기업 현장을 자주 찾고 있다. 지난달에는 “청와대와 정부가 기업과 자주 소통하고 기업 애로를 청취해 해소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점차 친(親)기업 쪽으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정부와 여권은 이해관계자 집단의 눈치를 보느라 여전히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를 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기업 특혜를 근거로 여당이 반대하는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은 일자리 창출에 직접 관련이 있는 법안들이다. 해외에서 급성장한 차량공유, 숙박공유 서비스는 한국에서는 불법이다. 전 세계가 핀테크 금융혁신에 사활을 거는 시대에 우리만 금융회사에 은산분리라는 족쇄를 채웠다.

게다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은 경영권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 공정한 경제질서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는 취해야 하지만 지나친 압박으로 대주주가 경영권 보호에만 골몰하다 보면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노동이사제(근로자 추천 이사제)가 도입되면 구조조정 같은 중요한 경영 판단마다 노조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까지 규제개혁에 성과가 없다며 “답답하다”고 토로할 정도니 기업이 느끼는 답답함은 어느 정도이겠는가. 규제만으로도 버거운데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율 인상,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축소 등 산업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정책들까지 기업을 옥죄고 있다. 이래서야 아무리 대통령이 요청한다고 해도 기업이 국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재간이 없다. 당장 보여주기 식으로 신규 채용 숫자를 늘려 발표할 수는 있어도 지속 가능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