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태도에 큰 영향 받는 IT기업 자유롭게 토론 오가는 수평 조직서 리더의 겸손한 성품이 창의성 높여 수직적 권력관계 고치는 노력 필요
많은 경영학 연구자들은 팀 단위의 창의성을 높이는 리더의 중요한 자질로 겸손한 성품을 꼽는다. 리더가 팀원을 일방적으로 평가하고 지시를 내리기보다는, 팀원들이 안심하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량, 팀원 간의 정보 공유를 활성화시키는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리더의 겸손한 태도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겸손한 리더는 때때로 자존감이 낮고 권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리더의 겸손은 어떤 맥락에서 팀 창의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연구자들은 권력 거리가 가까운 경우에만 리더의 겸손한 성품이 팀 내 창의성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다. 구성원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으며 정보도 편안하게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력 거리가 먼 팀에서는 리더의 겸손함이 오히려 팀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런 조직에서는 ‘리더란 마땅히 권위적이어야 한다’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겸손한 리더를 대할 때 오히려 어색함과 불편함, 긴장감을 느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리더가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며 팀 분위기에 맞게 활용돼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기업은 리더십 교육을 할 때 겸손함을 미덕으로 강조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미덕이 현장에서 실제 효과를 발휘하려면 권력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도 함께 수반돼야 한다. 권력 거리가 가까운 팀에서만 리더의 겸손함이 팀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독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