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임자 못찾아 공석 장기화 우려… 재계 “정부 친노동정책에 선임 난항”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신임 부회장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총이 내부 개혁과 현 정부의 친노동 정책 등 안팎의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경총 신임 부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경총 신임 부회장직 제안을 받았지만 고민 끝에 고사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현대그룹 산하 현대경제연구원장으로서 최근 급변하는 남북관계에 따른 경제협력 등 각종 현안이 많아 자리를 옮기기 힘들다는 뜻을 정중하게 전했다”고 덧붙였다.
산업자원부 관료 출신인 이 원장은 2010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지낸 후 현대경제연구원으로 이동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시절 회장-부회장으로서 함께 재직한 바 있어 유력한 경총 부회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일각에서는 이 원장의 고사에 경총 안팎의 복잡한 현안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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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경총은 현재 안으로는 내부 개혁, 밖으로는 현 정부의 친(親)노동정책과 맞서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 한마디로 골치 아픈 자리가 됐다. 적임자를 찾기 쉽지 않고, 찾더라도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경총 내부에서는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새로운 경제단체의 역할론에 부응하지 않으면 전국경제인연합회처럼 힘을 잃을 것이란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손 회장이 최근 임시총회에서 “노사관계 중심에서 경제, 사회 이슈를 포괄하는 업무로 새로운 경총의 역할을 정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에서는 경총이 노사 문제에 있어 기업의 처지를 대변하는 본연의 역할마저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