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 이어 동료교수 피해 의혹… 교육부 조사 요구에 부담 느낀듯 성낙인 現총장 19일 임기 끝나, 서울대 긴급회의… 대책마련 착수
강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대학교 총장 후보자 사퇴의 글’을 내고 스스로 사퇴했다. 강 교수는 “지난 며칠간 저에 대한 언론보도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이제 후보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서울대의 모든 구성원은 변화와 개혁을 위해 저를 후보자로 선출해 주셨지만 그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며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최근 불거진 자신의 성추문 의혹과 교육부의 조사 요구 조치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6일 서울대에 공문을 보내 강 교수를 둘러싼 성추행 의혹 등을 조사하고 16일까지 그 결과와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28일 서울대가 교육부에 강 교수의 총장 임용 제청을 요구한 이후 여기자 성희롱과 여교수 성추행 의혹 등이 추가로 불거졌기 때문이다.
서울대 등 국립대 총장은 대학이 추천한 후보자를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교육부는 당초 성 총장의 임기가 19일까지인 점을 감안해 이달 중순 인사위원회를 열어 강 교수를 총장으로 임용 제청할지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교육부가 서울대에 추가 조사를 요청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었다.
앞서 강 교수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전화숙 서울대 여교수회 회장(컴퓨터공학부 교수)은 이날 동아일보에 메시지를 보내 “학교 공식행사가 있던 날 저녁 식사 자리 후 이어진 노래방에서 한 여교수가 강 교수로부터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교수는 강 교수가 여자화장실 쪽으로 따라오다가 자신이 “여자화장실”이라고 소리치자 돌아갔으며, 이후 옆자리에 앉아 무릎에 손을 얹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이사회 관계자는 “강 교수의 성추행 의혹은 이사회에 보고가 돼 논의를 했지만 피해자 이름은 물론이고 발생 시기나 장소 등이 없어 사실 관계를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자현 zion37@donga.com·김호경·조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