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빌어먹을 세상…’ 의 포스먼 “10대의 열정-좌절감 솔직 표현… 암울한 결말서 희망 찾았으면”
만화 ‘빌어먹을 세상 따위’의 저자 찰스 포스먼은 “나는 10대 때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다. 캐릭터들을 통해 그 시절에 대해 설명하고자 하는 면이 있다”고 했다. 프시케의숲 제공
“모든 사람은 10대 시절에 열정과 좌절감을 느낍니다. 저는 바로 그 점이 그렇게 많은 청소년이 제 캐릭터들과 연결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만화 ‘빌어먹을 세상 따위’의 저자 찰스 포스먼(36·미국)은 e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주인공 제임스와 앨리사가 표출하는 감정은 꽤 보편적인 것”이라고 했다. 만화 ‘빌어먹을 세상 따위’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소년’과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소녀’의 이야기로, 2011년 미국에서 연재됐다. 이후 영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포스먼은 이 작품이 “달아나는 젊은 연인들에 관한 영화인 테런스 맬릭 감독의 ‘황무지(Badlands, 1973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빌어먹을…’은 엄마가 자살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트라우마를 갖게 된 소년 제임스와 자신을 다람쥐나 외계인이라고 몽상하는 소녀 앨리사가 가족과 학교, 동네를 떠나 가출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 유일한 목표는 각 페이지에서 삶의 감정을 진정으로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플롯이나 독자를 설득하는 것은 신경 쓰지 않았어요. 저는 그저 이 캐릭터들을 만들어내고, 그들의 감정을 싣고 싶었습니다.”
포스먼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2008년 미국 버몬트주의 카툰 스터디 센터(Center for Cartoon Studies)를 졸업했다. 그는 이 책이 자전적 이야기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저는 아주 전형적인 교외 지역의 공립학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그러나 10대에 우울증을 겪었고, 지금도 우울증과 싸우고 있습니다. 그 점이 제가 이 나이대 캐릭터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그 시절에 대해 뭔가 설명하고 싶은 게 있거든요.”
그는 현재는 ‘오토마(AUTOMA)’라는 SF장르물을 작업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 작품에는 ‘터미네이터2’에 대한 작가 나름의 새로운 해석을 담을 예정이다.
“오토마 다음으로는 또 다른 10대 고스(Goth)물(종말이나 죽음을 소재로 한 장르)에 대한 대략적인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이 길이 저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요.”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