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찍 만났다.”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 대진표가 완성되자 누리꾼과 외신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2위 브라질과 3위 벨기에가 7일 카잔 아레나에서 맞대결을 벌이게 됐기 때문이다. 우승 후보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는 두 팀 중 한 팀은 월드컵 폐막을 열흘 가까이 앞두고 일찌감치 짐을 싸야 할 운명이다.
역대 월드컵 최다 우승(5회)에 빛나는 브라질은 남미 대륙의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과제까지 안고 있다. 8강 진출 팀 가운데 유럽 팀은 6개다. 남미는 2팀뿐이다. ‘유럽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는 남미 팀이 부진하다’는 징크스가 되풀이된 것. 러시아 월드컵에 앞서 개최된 20번의 월드컵 중에서 유럽 팀은 유럽에서 열린 10번의 대회에서 9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순식간에 경기 밸런스를 무너뜨릴 브라질 선수들의 스피드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올라가고 있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브라질이 기록한 전력 질주 최고기록은 수비수 다닐루 다시우바(1차전), 치아구 시우바(2차전)가 전반전에 기록한 시속 31.72km다. 3차전에서 네이마르가 시속 32.18km를 기록했고 16강전에서 마르키뉴스가 시속 33.30km를 기록했다. 16강전에서 네이마르와 윌리앙은 벼락같은 ‘힐패스→크로스→골’을 합작해 멕시코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짜릿한 장면을 연출했다.
월드컵에서 적으로 만난 소속팀 동료 간 맞대결도 볼거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소속의 윌리앙과 아자르는 각각 상대 진영 오른쪽과 왼쪽을 공략하게 돼 서로 마주보고 창과 창 대결을 벌인다. 상대의 예리함을 눌러야 팀 전체의 공격도 살 수 있다.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소속의 네이마르와 토마 뫼니에(27)도 중원에서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일본전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뫼니에는 “함께 뛰고 상대한 선수 중 네이마르가 최고”라면서도 “120%를 쏟아내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