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조업, 보호무역에 ‘부활의 노래’
미국 일리노이주 그래나이트시. 미 최대 철강회사 US스틸의 제철소가 있는 이 도시가 최근 활기를 되찾고 있다. 경쟁에서 밀려 내리막길을 걷던 US스틸이 고로 2기를 재가동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올해 10월 고로 2기가 모두 가동되면 800명이 새로 일자리를 얻게 된다.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는 “무역확장법 232조 영향 등 시장 환경과 고객 수요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부활은 제조업 가동률로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1분기(1∼3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미 제조업 가동률은 74.9%로 금융위기 직전인 76%에 근접하고 있다. 제조업이 살아나면서 일자리도 완전 고용에 가까운 호황이다. 미 실업률은 1969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3.8%까지 하락했다.
기업 투자와 수출이 늘고 소비가 반등하면서 올해 2분기 미 경제성장률은 연율 기준 3%대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13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8%로, 내년 성장률은 2.1%에서 2.4%로 올려 잡았다.
○ ‘첨단 제조’ 내건 중국과 일본
일본 제조기업들은 ‘엔고의 덫’에서 벗어나 상품경쟁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수출의 환율 민감도’는 2000년대 중반 엔화가치 10% 상승 시 수출이 3% 줄어드는 정도였다. 하지만 2016년에는 엔화가치가 같은 폭 오를 때 수출 감소폭이 0.2∼0.4%였고, 지난해에는 마침내 0에 가까워졌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비싸도 잘 팔리는 고부가가치 제품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품질을 결정하는 얇은 막가공이나 진공으로 이송할 때 쓰는 장치 등 상당수가 ‘메이드 인 저팬’이었다. 항공기 분야 역시 미국 보잉, 유럽 에어버스 등이 대표 선두기업들이지만 엔진 부품은 ‘가와사키 중공업’ 등이 생산한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 도쿄=김범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