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기술로 새롭게 변하는 공항
공항을 중심으로 각종 로봇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항공기 견인용 자율주행 로봇 ‘택시봇’.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 제공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독일의 대표적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최근 항공기 이착륙 과정에서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에서 제공한 3대의 항공기 견인용 로봇 ‘택시봇’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 시범 운영 단계지만 장점이 매우 커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기업 LIG넥스원이 개발한 조류퇴치로봇. LIG넥스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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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I 관계자는 “사람이 일절 운전할 필요가 없는 자율주행기능도 갖추고 있지만 공항 규정상 그렇게는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루프트한자 외에 또 다른 고객사에 2대의 로봇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공항 안전을 위한 첨단 로봇시스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기업 LIG넥스원은 2013년 항공기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조류퇴치로봇’을 개발했다. 새 떼에 비행기가 부딪혀 사고가 일어나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를 막는 로봇이다. 공항에 새 떼가 나타나면 자동으로 출동해 총소리, 맹금류인 매의 울음소리 등을 내 새를 쫓아낸다. 공군에서 시범 운영을 마친 상태다. LIG 관계자는 “개발을 완료했고 관련 기술을 가다듬고 있다”며 “공항 등에서 요청이 오면 적극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건립된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도 자율비행로봇(드론)을 이용해 조류를 퇴치하는 시범사업을 올해 4월 진행했다. 이 드론은 적외선카메라를 이용해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수풀이나 늪지대에 숨어 있는 조류 떼를 탐지할 수 있다. 조류 퇴치는 공항에서 꼭 필요한 기능이다. 시속 수백 km로 운항 중인 항공기에 새 한 마리가 충돌할 경우 항공기가 받는 충격은 최대 5t에 이른다. 지금까지는 공항마다 조류퇴치전담팀을 꾸리고 사람이 공항 주변을 누비며 공포탄을 쏘아 새 떼를 쫓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최근 4년간 국내에서만 900건에 이르는 조류 충돌 사고가 있었다.
공항 여객카운터도 로봇 기술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새롭게 문을 연 인천공항 2터미널은 첨단로봇 시스템이 도입돼 있다. 탑승객이 길을 물으면 체크인센터 앞으로 데려다 주는 안내로봇은 물론이고 공항 곳곳을 깨끗이 치우는 청소로봇도 가동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6월 이후 2터미널뿐 아니라 1터미널에도 인공지능 로봇을 추가 도입해 여행객을 맞을 예정이다. 터미널 밖에는 운전사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 셔틀버스 투입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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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enhanced@donga.com